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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을밤
고향집 뚝배기에 토장국이 끓고
채썰은 무밥에 김이 오른다.

초롱한 눈빛 고만고만
아궁이 불씨 짓궂게 타오르고
젖 보채던 순둥이는 잠이 들었다.

정재에 콩기름불 모닥모닥
어머니는 가마솥 휘휘 둘러
숭늉을 내신다.

그리움 비켜둔 문틈
건너지 못할 세월의 강이
재너머 흐르고

잠 들지 못하는 밤
뜨끈하게 끓여낸 숭늉 한사발
주름 깊은 어머니의 덫 개진 손등 위에
고만한 오누이의 그림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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