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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을산 가까이
멀리 바라 보이는
빛깔조차 희미한 덤불에
아득히 떠도는 내음같은 외딴 숲에
그물을 놓는 손만은 아니다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가서
죽은 듯이 웅크린 대지의 소리를
귀에 대고 엿듣는 것,
그의 심장박동소리와
한숨과 불평과 신음을 훔치는 것

저기 무채색의 고장에서
울긋불긋한 빛깔 살려내고
저기 허무의 본향에서
넓적한 뒷다리의 움직임을 일으키는 것

어둡게 빛물결 치는 산기슭을
종일 걸어 서리가 내리기 전
가을숲 가까이
잊혀진 골짜기에 이르러
단풍물이 들어가는 나무를 쓸어안고
온 정성을 다해 키쓰해주리라

너와 나의 우연한 만남,
깨어난 아름다움에 전율하며
안으로 무늬결 빚는 나무는
건반 악기 절정의 키를 혼자 누르는
마디 굵은 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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