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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 사자와 각다귀
˝저리꺼져, 하찮은 벌레 같으니라고.˝

어느날, 사자가 각다귀를 보고 말했다.


각다귀는 결투를 신청했다.


˝왕이라고?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아? 황소는 너보다 힘이 센데도 내겐 꼼짝 못 해.˝


말을 끝낸 각다귀는 붕붕 날개짓 소리를 냈다.


동물의 왕 사자는 처음에는 위엄을 차리고


각다귀를 혼재 주려 했으나


각다귀의 붕붕거리는 소리에 혼이 빠졌다.


다리의 힘이 풀리고 눈이 시뻘겋게 되었다.


자존심이 상한 사자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자,


주위 동물들은 혼비백산해 도망갔다.


각다귀라는 작은 벌레가 만들어 낸 사건이었다.


작은 벌레 각다귀는 집요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사자의 넓적다리와 코를 물기도 하고,


콧구멍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동물의 왕 사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각다귀는


다른 동물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사자의 발톱과 이빨이


자기의 날개짓 소리에 아무 힘도 못 쓰는 것을 보고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불쌍한 사자는 어쩔 줄 몰랐다.


꼬리로 엉덩이와 등을 치기도 하고,


허공에 휘두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쳐 버린 동물의 왕은 결국 패배를 인정했다.


자신보다 큰 짐숭에게 승리한 각다귀는


의기양양해서 요란하게 자신의 승리를 여기저기 알렸다.


그런데 아뿔사!


승리의 기쁨에 만취해 정신이 없던


각다귀도 결국 거미줄에 걸려 운명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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