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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붕 위의 어머니 |  | |
| 뒤뜰 감나무에는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밤나무의 활짝 아람진 밤송이에는 갈색 알밤들이 터질 듯이 박혀 있었고,
초가 지붕 위엔 둥글고 하얀 박들이 보름달같이 달려 있었다.
재롱동이 꼬아 아이는 툇마루에서
혼자 소꿉장난을 하며 놀고 있고,
어머니는 지붕에 올라가 고추를 자리에 널어 펴고 있었다.
하얀 수건을 머리에 쓰고 지붕에 올라
새빨간 고추를 다듬는 여인의 모습이
파란 가을 하늘과 어울려 더없이 아름다웠다.
올해는 풍년. 황금물결을 이루는 들판을 바라보는
농부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지붕에서 고추를 다듬고 있던 어머니도
저 아래 토담의 누렇게 익은 호박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툇마루를 내려다보니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도 거기에서 놀고 있었는데…
마당의 우물 쪽을 바라봐도, 뒷간 쪽을 바라봐도
아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덜컹 가슴이 내려앉아 견딜 수가 없었다.
다듬던 고추를 놔두고 지붕에서 내려가려고
사다리가 놓여 있는 쪽으로 조심하여 가고 있는데,
이게 웬일인가.
젖먹이 꼬마가 사다리를 타고 지붕으로 올라온 것이다.
다리가 떨리고 가슴이 뜁니다.
아이는 벌써 지붕으로발을 막 디뎌 올리고 있었다.
아이가 뒷걸음이라도 치면…
그렇지만 이 어머니는 지혜로운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얼른 옷고름을 풀어 가슴을 열고 젖먹이를 불렀다.
혼자 놀다가 젖이 먹고 싶었던지
아이는 어머니의 젖을 보다니 성큼성큼 기어올라옵니다.
그리고 얼른 어머니에게 다가와 가슴으로 파고듭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어머니는 아이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고추잠자리들이 아이의 흙묻은 발가락에 앉아 간지릅니다.
-엄마는 커피 우리는 코코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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