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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
한 수도승이 있었다. 그는 사실에 대한 진술과 논증이 매우 불합리한 사람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래서 당국은 그를 심사하여 과연 공공의 질서와 안녕을 깰 만한 인물인지 아닌지를 가려 내야만 했다.

심사를 받는 날, 그는 당나귀 얼굴의 반대쪽으로 올라타고 재판관 앞을 한바퀴 돌도록 되어 있었다.

절차가 끝난 뒤, 마지막으로 그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졌다.

˝재판관께서는 지금 절 보고 계신데, 제가 어느 쪽을 향하고 있습니까?˝

재판관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지금 뒤를 보고 있잖은가.˝

그가 웃으며 말했다.

˝재판관께서는 지금 단순히 제 위치만 보고 있소. 전 분명히 앞을 보고 있소이다. 뒤를 보고 있는 건 제가 아니라 당나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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