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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헛됨 |  | |
|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진심으로 사람들을 도우려 했습니다만, 헛되고 헛될 뿐이었습니다. 제게 어떤 잘못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까닭이라도 있는 것인지요?˝
스승은 제자에게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마침내 때가 되었는지, 스승은 뜰 앞 개울가로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다리 한가운에데에 돈주머니를 갖다 놓게 하고, 마을로 가서 빚을 잔뜩 진 사람을 데려오게 하였다. 스승은 그 사람에게 다리를 건너라고 하면서, 그러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 귀띔해 주었다.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다리 건너편 쪽으로 가 그의 다리를 건너오기를 기다렸다.
신호와 함께 그 사람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그가 건너오자 스승이 물었다.
˝다리 가운데서 뭘 보지 못했는가?˝
그 사람이 대답했다.
˝아무것도요.˝
˝정말 아무것도?˝
˝예, 다리를 건너다가 문득 눈을 감고 건너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죠. 왜요? 뭐가 잘못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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