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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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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까운 데를 두고 멀리 있는 것을 찾지 말라 |  | |
| 정나라 사람이 돼지를 팔려고 장에 가고 있었다.
고개 마루를 넘어가던 중, 길가 아름드리 나무 아래에서 휴식하고 있던 어떤 사내가 물었다.
˝어디로 가는 길이오?˝
돼지를 끌고 가던 사내는 그를 흘끗 보고는 짤막하게 대꾸했다.
˝장에요.˝
˝돼지 팔러 가는거요?˝
쉬고 있던 사내가 고갯짓으로 돼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돼지를 팔러 가던 사내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쉬고 있던 사내가 다시 물었다.
˝얼마면 팔겠소?˝
그러자 돼지를 팔러 가던 사내는 짜증 섞인 말투로 무뚝뚝하게 내뱉었다.
˝여보슈! 길은 멀로 해는 짧은데 내가 지금 당신과 한가하게 떠들 시간이 있어 보이시오?˝
˝……?˝
경험한 적은 없는가.
길을 걷다 보면 나무 하나, 잎사귀 하나 아무런 의미 없이 그냥 서 있지 않는다는 것을.
갈 길이 멀고 해가 짧은 것이 중요한 문제인가.
길 떠나는 그대는 지금 무얼 하러 가는 길인가.
찾는 사람은 바로 옆에 있는데 왜 자꾸 보이지 않는 허망의 그림자만 잡으러 시끄러운 저잣거리로만 달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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