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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고나무 그늘 아래서 |  | |
| ˝교육도 신앙처럼 믿음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시대라면...˝
프레이리가 2000년에 쓴 후기 저작이다. 신자유주의와 교육, 브라질의 현실에 대한 사색이 담겨 깊고 넓게 읽힌다. 프레이리가 평생 고민하고 실천해온 모든 것의 알맹이가 이 책에 들어 있다. 그래서 분량은 얇지만 해설만 30 페이지 가까이 되는 보기 굉장히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글이 난해해 독해가 어렵다는 뜻이 아니라, 프레이리의 고민과 생각을 한 눈에 담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 책에서 ´망고나무 그늘 아래서´는 프레이리가 그의 조국인 브라질의 오늘날을 그의 삶과 결부시켜 탐구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투쟁한 모든 시간과 장소를 은유한다.
프레이리는 그가 살고 있는 땅, 브라질에서 신자유주의를 만난다. 그리고 구체적인 그의 삶 속에서 다시 신자유주의를 만난다. 프레이리가 삶에서 깨친 ´비판적 교육´이 신자유주의와 만나는 지점, 그곳에 망고나무는 서 있다.
대안은 주어져 있지 않으며 프레이리는 확신에 차 있지도 않다. 그러나 이 나라의 교육자나 학부모의 처지도 그러하지 않은가.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각자의 삶에서 막연하게나마 민주적이며 포괄적인 교육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란 딱딱하게 물질화된 말이 아닌 실제의 삶, 바로 거기서.
그러니 이 책이 철학적인 자서전이라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프레이리가 브라질 교육의 현실을 고민할 때 우리 또한 대한민국의 교육을 떠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 어떤 교육을 할 수 있을지, 또 해야만 하는지 묻지 않는 것보다 (과장하지 않아도) 훨씬 더 낫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읽는 동안 쌓이고 정리된 생각들이 언젠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프레이리가 두서없이 얽어놓은 글이지만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정신만은 바로 읽히리라 믿는다. 이제 교육도 신앙처럼 믿음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시대라면 그 믿음만이라도 굳세게 하자. - 최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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