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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가? 2 |  | |
| 솔직히 이 많은 이름 중에서 아는 이름은 열 손가락에 꼽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그들이 설파한 개념은 어딘가에서 들어보았고 또 가끔은 애용하기도 했던 조금은 익숙한 것들이다. 이 책을 기획한 아르민 퐁스는 이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엮었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지금까지 어떻게 기술되었는가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개념이 우리의 일상생활 또는 공동생활의 형태와 행동양식을 속시원히 밝혀준다고 할 때 그것(사회과학 연구결과)이 사회와 도대체 무슨 관계를 갖는지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음 두 가지는 확실히 밝혀져 있다.
1.´현대사회´를 관찰 대상으로 삼아 답을 구할 것.
2. 이상의 ´사회과학 연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밝힐 것.
1을 위해서 엮은이는 사회과학자 24인의 ´생애´와 ´(주요)개념´을 소개한다. 생애는 연보 없이 업적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정리되었다. ´O년 O월에 무엇을 했고´ 처럼 쓸데없이 친절한 정보는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이 사람은 이것에 관심이 많다´, 이렇게 설명하는 식이다.
사회과학자가 주창한 ´(주요)개념´은 2~3 페이지에 산뜻하게 담겼다. 핵심만 간단히, 약간 건조하게. 페이지를 늘이기보단 줄이는데 더 공을 들인 듯하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름도 몰랐던 독일의 한 사회과학자와 수인사를 주고받은 정도는 될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2를 탐구해보자. ´공통질문´과 ´인터뷰´, 두 가지 방향에서 공략한다. ´공통질문´은 모두에게 주어진다. 총 12문항이며, 답변은 아무리 길어도 원고지 2장을 넘지 못한다. 답변은 시간과 말 둘 다 절약한 콤팩트한 수준. 그럼에도 사회과학자의 정체성과 관심사를 힘들이지 않고 파악할 수 있다.
(참고로, 공통질문 No1은 ˝당신은 스스로를 사회이론가나 사회비평가 또는 사회설계사로 생각합니까? 아니면 그저 동시대인으로 생각합니까?˝이다. 많은 이들이 ´지식인´이라고 답했다. 여기서는, 노암 촘스키가 말한 사회를 바꾸는 그 ´능동적 지식인´이다.)
공통질문이 사회과학자를 서로 견주어보게 한다면, 인터뷰는 한 학자와의 정면대응이다. 아르민 퐁스가 각각의 주요저서를 읽고 미리 준비한 질문을 던지면 24명의 지식인은 자신의 견해를 내놓는다. 1:1 대응처럼 그 질문에 맞는 걸출한 답이다. 이로써 우리는 사회학의 고급 지식을 맥락에 맞게 습득한다.
이 책의 장점은 같은 방식으로 24인의 사회과학자를 탐방한 점이다. 덕분에 ´경계인´을 실컷 구경할 수 있다. 사회과학자들은 ´사회´를 하나의 물질처럼 대상화시켜 바라본다.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그 경계에 서서 동시대를 들여다보고 그 다음 시대를 예언한다. 그뿐 아니라 사회학이 지금까지 고찰해 온 무수한 개념 위에 그들은 서있다. 그것을 통해 사회를 치료하고 바꾼다. 비속한 표현이 가능하다면, 그들은 ´무당´.´샤먼´이다.
1권에는 독일어권 사회과학자가 주로 등장하나 2권부터는 영어권 사회과학자들이 많이 다뤄지므로 상호보완이 가능하다. 독일에서 준비중인 3권에서는 프랑스와 스페인 학자들을 다룰 것이라고 하니 기다려보면 좋겠다. 무엇보다 사회적 기본 조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읽을 만한 책이다. - 최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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