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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 하늘에서 본 지구 366
´내쇼널 지오그래픽´의 열렬한 팬이라면 도저히 이 책을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세상에 사진은 무수히 많지만,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 366장으로 구성된 책은 이 한 권 뿐이니까.

그런데 우리 보통 사람들은 고즈넉한 시골 들판을 감상하면서도 소똥의 악취가 싫어 유리창 뒤에 있는 쪽이 편하게 마련이고, 겨울바다 감상을 즐기지만 추위는 싫어 실내에서 보는 편을 선호하게 마련이므로, 이 사진집에서 소똥의 냄새와 세찬 바람을 느낄 것이라는 사실을 먼저 말해야겠다.

물론 사진은 아름답다. 경이롭다. 신기하다. 수억년된 자연과 수백만년된 문명과 우리의 삶이 탁월한 구도로 담겨 있다. 예측불허의 기하학적 풍광은 ´아아´하는 감탄도 자아내고, ´이야´하는 환성도 자아내고, ´으음´하는 호기심도 자아낸다.

하지만 새파랗게 펼쳐진 산호초 군도 중 검게 변색된 부분은 바다기온 변동으로 위기에 처한 산호초의 미래를 상기시킨다. 귀엽게 줄지어선 수백채의 휴양지 콘도의 모습은 조용했던 섬의 급격한 환경파괴를 묻고 있다. 거대한 그물을 끄는 어선들의 힘찬 모습은 마구잡이 어획으로 인한 어종고갈을 떠올리게 한다. 사막이 숲을 야금야금 먹어가고 있는 이국적인 경치는 열대지방 사막화의 증거다.

사진가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이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굳이 이 책을 보지 않고 멋진 사진이 담긴 달력 정도로 만족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긴 어떤 달력에서도 이처럼 경이로운 사진들을 쉽게 찾을 순 없을지도...) 어쩌면 우리가 평생 한 번도 가보지 못할 곳들, 하나 뿐인 지구의 풍경을 감상하는데 이 정도 마음의 불편은 적당한 대가인지도 모른다. - 김명남

by http://www.alad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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