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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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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재구의 포구 기행 |  | |
|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포구들을 마음 속 깊이 그려보며...
2003년 찌는 듯한 여름, 군대 내에서 열심히 근무중인 내게 친구들로부터 소포하나가 도착했습니다. 헉.. 혹시나 먹을 게 아닐까 하고 군침을 삼키며 포장을 뜯었는데 이게 왠일.. 그곳에 「곽재구의 포구기행」이라는 책이 이쁘게 놓여있는 거였습니다. 처음엔 “난 먹는 게 더 좋은” 하면서 투덜거렸지만 친구 성의도 있고 또한 이번 여름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그 흔한 바닷가 한번 못가니 시원한 포구라도 마음 속으로 가보자 생각하면서 이 책을 한줄 한줄 읽어 나갔습니다.
첫 몇 장을 읽어보니 문체나 단어들이 조금 생소하고 시적표현이 많아 조금 어렵다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읽다보니 이 책에 빠져드는 기분 아니 내가 포구에 와있다는 착각마저 불러 일으켰습니다.
화진에서 출발하여 선유도, 삼천포, 순천만, 변산반도 등을 거쳐 마지막 해남 송지 어란포구까지 왔을 때는 그 누구도 느껴 보지 못한 포구의 신비감, 따뜻함 그리고 한편으로는 외로움과 그리움, 그 곳 사람들의 삶의 애환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군대에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 한쪽 구석에 늘 자리잡고 있습니다. 내 고향 순천만편을 읽어 내려갈 땐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내가 어렸을 때부터 자라고 뛰어놀던 고향의 향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찌나 가슴이 뭉클하던지... 가슴 한 구석에서부터 찡해오는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지금은 휴가 중입니다. 친구들하고 놀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지만 큰 마음을 먹고 하루 시간을 내서 책에서 느껴본 순천만에 혼자 다녀왔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개펄, 그 개펄 냄새를 이러저리 싣고 다니는 바람의 흔적들, 자신의 내면 안에 숨긴 낡고 오래된 악기의 소리를 낸다는 갈대 숲, 그리고 썰물이 남기고 간 개펄 위의 작은 웅덩이에 노을이 살아 뜨는 것 까지 책을 한줄한줄 되짚어 가며 그 곳을 느껴보았습니다.
저에게 이곳은 가끔 와본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이 책은 풍경을 보는 시각, 또한 사소한 것 마저 보는 시각을 바꿔주는 힘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일상에 젖어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삐뚤게 보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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