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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남
양들의 침묵은 댈 것도 아니다
일단은 진짜찐짜 재밌다. 이단은 정말정말 감동을 준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그저 그런 소설인 줄 알았다.
첫 장면이 형사 차야가 오랫동안 추적해온 연쇄폭파범을 급습하는 걸로 시작하고 그리고 우연히 잡힌 공범이 정신감정을 받는다. 그놈은 과거도 전혀 알 수 없고 기이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젊은 여의사와 형사가 조력해서 사건을 풀어나간다...뭐 그런 한마디로 양들의 침묵같은 미국식 스릴러 소설을 연상하게 했다. (출판사에서도 이렇게 선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일본 소설에는 미국 소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침착함이 있다. 심리적인 면에서 과장된 묘사가 없고 괜히 큰 규모로 사건을 일으키기 보다는 차분히 전개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삐뚤어진 사고를 지녔거나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인물을 내세운 게 아니라 육체적으로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인물을 주제와 함께 전면에 부각시켰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천재적인 두뇌와 강인한 육체를 지닌 스즈키는 보통의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제목이 촌스러운 「뇌남」인 것이다...-_-;;

인간이 감정을 느낄 수 없다면 어떨 것 같은가. 이건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정말 생각할 거리를 많이 느끼게 해준다. 지금까지 나는 정체성이라는 것에 있어서 나의 감정은 무시해왔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고는 감정이라는 것이 위대한 신념이나 논리적인 사고력 등등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스즈키에게 약간의 감정이 움튼 것에 대한 과정이 생략된 채 그저 어느날 밤에 일어났던 사고로 그런 변화가 생겼다, 정도로만 설명되고 있다는 것이 좀 아쉽긴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의 재미가 줄어드는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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