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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만한 CEO 비틀스 |  | |
| 젊은 룸펜들이여, 자신의 노래를 불러라!
「오만한 CEO 비틀스」는 ‘그들은 왜 아직도 돈을 벌고 있는가’라는 선정적 부제를 달고 나왔다. 록밴드 비틀스는 사라졌지만 매년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연예인의 상위 다섯 번째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한다. 그러니까 비틀스를 보면 성공비결이 보인다는 것이다. 서태지의 성공비결이 대기업 경제연구소의 연구 대상이 되고, 4강의 기적을 이뤄낸 히딩크의 지도력이 기업 마인드화 되는 것이 일반화된 우리 사회에서 비틀스의 성공비결이라 해서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여타의 ‘성공비결을 해부한다’는 식의 판에 박은 듯한 것들과는 좀 다르다.
영국의 리버풀은 두 가지로 유명해졌다. 하나는 비틀스이고 다른 하나는 신동 마이클 오웬이 이끄는 리버풀 축구팀이다. 이 서로 다른 두 가지는 모두 리버풀 노동계급의 지지아래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지금도 록과 축구에 대한 리버풀 노동계급의 애정은 식을 줄 모른다. 극심한 불황기에 노동계급은 록과 축구에서 위안을 얻었고, 청년실업이 극심했을 때 록밴드와 아마추어 축구팀은 무수히 양산되었다. 길거리의 젊은 룸펜들이 자신들의 청춘을 위해 록을 불렀고, 꿈을 간직하기 위해 체력단련을 했던 셈이다. 그렇다면 청년실업이 극심한 우리 사회에서 「오만한 CEO 비틀스」는 성공비결에 대한 기업가적 마인드가 아니라 백수들을 위한 희망의 노래여야 한다.
“한 청년이 드넓은 세상에 뛰어들었다. 친구들과 하나가 되어 세상을 완전히 정복했다. 그것은 그야말로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 믿어지지 않는 경험이었다.”(폴 메카트니)
“비틀스가 세상에 전해준 메시지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수영하는 방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그것뿐이다. 수영하는 방법을 배운 다음에는 힘차게 수영하라!”(존 레논)
저자 래리 레인지는 작사 작곡가이며 음악산업 컨설턴트, 음반 프로듀서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물론 비틀스 마니아다. 마하리시를 만난 비틀스처럼 그는 어느 날 힌두교 스승을 직접 만나고 나서 “그래, 내가 바로 다섯 번째 비틀이야!”라고 외치며 대담무쌍한 도전정신과 영적으로 충만한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와 같은 깨달음을 전하려는 의지의 산물이다. 어떤 이는 이런 저자의 말을 듣고 약간은 코미디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고, 또 어떤 이는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 책은 비틀스의 성공비결이기 전에 비틀스에 대한 꽤 훌륭하고 참신한 평전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성공비결 조차 사람을 장기판의 졸(卒) 대하듯 하고 잘난 척 거들먹거리는 기업가적이고 경영가적 마인드 따위는 없다.
여자도 없고 돈도 없는 백수에 불과한 한 청년이 꿈을 키우고 친구들을 모아 단련하고 세상으로 나가 자신의 꿈을 펼친다. 이것이 이 책이 제시하는 간단한 시나리오다. 이 책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내 머리 속에는 리버풀에 있는 네 명의 청년과 지금 우리 시대에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때우는 네 명의 청년들이 겹쳐졌다. 언젠가 다큐멘터리로 보았던 미국의 소호그룹 젊은이들의 생활도 떠올랐다. 그들도 훌륭한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었고 영적으로도 충만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던 것은 꿈을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는 소중한 꿈들은 친구들과 함께 이루어야 한다는 가장 원대한 희망을 잃어가거나 잊고 있다. 비틀스는 우리가 잊어가고 있는 꿈 중의 중요한 요소를 다시 발견하게 만든다. 그들은 친구들과 함께 꿈을 이룬 것이다.
비틀스가 전해주는 7가지 성공원칙
꿈 - 조지 해리슨은 성공의 비결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그의 정신적 스승 중 하나인 마하트마 간디를 인용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꿈꾸고 창조하라. 그리고 그것을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하라!” 요점은 꿈은 창조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당신의 주변에서 영감을 얻고 그 꿈을 사랑하라. 열정이 천재를 만든다.
목표 - 여러분에게 성공의 척도는 무엇입니까? 비틀스는 이구동성으로 답한다. 돈! 최초의 목표는 돈, 그러나 꿈과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해야 하지만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는 말라.
마음가짐 - 다른 사람들이 비틀스처럼 꿈을 실현시키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존 레논은 이렇게 말한다.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지의 것은 어차피 존재하는데 그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모든 사람이 환상을 좇아 허둥대는 것입니다. 전쟁, 평화, 사랑, 증오 같은 것은 그저 환상일 뿐입니다. 미지의 것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모든 것이 미지의 것입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내일은 결코 알 수 없는 것, 담대하게 달려가라. 삶의 압박감 속에서도 초연한 감정으로 미지의 것을 생각하라. 운명에 도전하고 오만하라, 그리고 그 오만함을 증명하라. 그러나 당신의 꿈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과장하지는 마라. 유머를 겸비하고 무엇보다 즐겁게 일하라.
팀 - 친구들과 이루는 꿈의 드림팀. 완벽한 팀을 만들고, 다른 사람을 당신 팀에 참여시켜라. 꿈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거두어들인 이익을 너그럽게 분배하라. 당신의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어 주라. 비틀스는 재능의 고갈을 조금도 염려하지 않았다. 그들은 재능은 결코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자신감을 가졌다.
관리 - 존은 무척이나 개성이 강한 사람이었다. 다른 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머리가 넷 달린 한 사람처럼 말했다. 이런 네 사람에게 하나의 생각을 강요하기가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당신 본연의 것을 지켜라. 차별성을 가지고 당신을 광고하고 자신의 일은 자신이 직접 처리하라. Do It Yourself !
변화 - 실험정신을 사랑하라. 당신의 흥미를 끄는 그 어떤 것과도 과감히 접속하라. 그리고 당신의 기업을 창업하라.
영혼 - 이것은 조지 해리슨의 말로 대신하자. “삶은 어떤 형식으로든 신을 섬기는 과정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그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눠주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따라서 당신이 무엇인가를 할 때, 그것은 당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이 신의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어떤가? 이 7가지 비틀스의 성공원칙이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나로서는 어떤 것은 진지하게 생각할 정도로 마음에 들지만 어떤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오만한 CEO 비틀스」가 한번쯤 우리의 꿈을 되새겨보고 향수에 빠져드는 시간을 제공할 뿐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새해에는 냉소주의는 사절이다. ‘우리는 망했다, 다 함께 죽자’는 연대의식은 사절이다. 뭔가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냉소주의보다 록밴드의 꿈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 훨씬 상쾌할 것이다. (김은선 kong@libro.co.kr/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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