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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글은 어디에 있을까?
내 삶의 진정한 주인공을 찾아서...
‘혹시 빠뜨린 게 없나?’ 이성적인 변호사 인털렉트는 언제나 그렇듯 한치의 오차도 없다. 번쩍이는 구두와 빳빳하게 다려서 정확하게 여섯 개의 사각형이 되도록 접은 손수건, 그리고 들고 있던 가방을 열어 서류를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법정 안으로 들어선 인털렉트는 순간 당황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통 알 수 없는 그레이 판사가 대뜸 자신에게 데스티나이로 떠나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지도도 안내서도 전혀 없이, 데스티나이 왕자를 위한 선물이라는, 지저분한 비글을 데리고 말이다. 이렇게 인털렉트와 인튜이션(비글의 이름)의 힘든 여행이 시작된다.
혼돈의 숲에서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빵과 맥주가 넘치던 안주의 마을에서는 여행을 그만두고 정착하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기도 하는 등 인털렉트는 우여곡절 끝에 데스티나이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데스티나이 왕자에게 전하는 선물로 알고 있던 비글이 실은 왕자를 경호하기 위해 데스티나이 사람들이 보낸 선물이었던 것.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인털렉트 자신이 왕자였던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간단한 우화를 통해 우리 삶의 진정한 주인공은 자신이며, 우리가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지 못한 채 주변상황에만 휘둘리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이성과 논리, 그리고 분석적 사고에 길들여져 자신의 내면에 잠자고 있는 직감의 힘이나 잠재력을 깨닫지 못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책 끝부분에 실려있는 가상토론 기록 ‘비글을 찾아서’도 또다른 읽을거리다. 여기에는 이 책의 발행인과 신경외과의사, 목사, 여성사업가, 자기계발강사, 문학평론가 등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6명의 가상인물이 나와 책의 내용을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데, 그들의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우선 발행인은 ‘그저 변호사와 비글의 여행담’이라고 말하며 모든 상상력을 참석자에게 돌린다. 그리고 문학평론가는 <오즈의 마법사>의 형편없는 아류작으로, 목사는 성경 속 교훈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또 신경외과의사는 이성과 직감의 차이와 균형을 지적하는 책으로 평가한다.

이것은 결국 저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나 상징에 얽매이지는 말고, 독자 나름대로 상상해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정답도, 결론도 없다. 그저 이성(인털렉트)에만 얽매여 자신의 직감(비글)을 꽁꽁 묶어두고 있지 않은지, 변호사와 비글의 모험을 자신의 삶에 대비시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박재은 whity79@libro.co.kr/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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