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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
너무나도 좋은책...그렇기에 비판적으로 읽어야하는 책...
박노자 선생은 대단히 치열한 학자정신을 가진 사람이다. 이건 그의 한국국적취득 동기를 보면 잘 나타난다. 그는 ´한국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 한국인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과 국적과 혈통을 동일시하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화두를 던지기 위해서 귀화했다고 한다. 나는 ´학자 정신´이 그의 여러 정체성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로 보인다. 홍세화 선생 말대로 ˝그를 갖게 된 것은 우리에게 크나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전반적으로 그의 생각에 동의하고 지지를 보내지만, 몇몇 다른 생각을 가진 부분도 있다. 이 서평에서는 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중심적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우선 말하고 싶은 것은 박노자 선생의 국가주의적 애국심(국가정신?), 민족주의 비판 등에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박노자 선생이 보는 애국심의 한 면에 국가주의가 있다고 해도 또 다른 면에는 공동체 의식이 있다고 본다. 또, 상황이 틀리다. 우리는 박노자 선생이 원하는 식대로 서구처럼 ˝모든 국가와 제도로부터의 인간성 해방˝이 최선이라고 외치다가 자칫 엄청난 혼란과 폭력적인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위태로운 면이 있다. 보자. 박 선생은 ˝학생들에게 단군 숭배를 강요함으로써 어린 뇌리에 국가와 그 권력에 대한 공포와 무조건적인 존경을 주입하려 한다˝라고 하시는데, 기득권 세력의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해도 그렇게만 보는 것은 동의하지 못하겠다. 한국 상황에서 국가주의(또는 민족주의)는 서구의 내셔널리즘과 분명 다른 특수한 면이 있어서, 똑같은 시각으로 보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단군 숭배 분위기˝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시는데, 단군상이 목이 댕강댕강 잘려나가는 형편에 그에 대한 대응도 거의 없는 수준 아닌가? 숭배 비슷한 분위기가 있다면 가만있겠나? 학계인정투정 차원에서 단군에 대한 쉰 목소리 정도만이 있는 수준이고, 방법상에 문제는 있지만 의도까지 기득권 세력의 의도라고만 비판을 받을 만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 상황을 보자. 근대 우리는 외세에 대해 침략은커녕 방어도 제대로 못해봤고 앞으로의 상황도 그리 다르지 않다. 현재 한국 주변 국가들이 어떠한가?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앞으로 서로 순서는 변동이 있을지 몰라도 군사력으로 세계 1, 2, 3, 4위가 확실한 국가들이다. 이들 나라들은 지금도 계속 보여주고 있듯이 자국의 이익이라면 군사적 행동이나 침략도 서슴지 않는 국가들이다. 그 사이에 낀 제일 약한 우리는 한국과 조선은 갈라져서 세상에 지지리 못나게도 서로 싸우려고 하고 있다. 한국식 민족주의가 필요한 이유는 이런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양반관료로서 착취자 노릇을 한 이순신˝이란 말도 너무 심하다. 이순신이 박정희에 의해 악용됐다고 이런 비판까지 받아야 하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화주의자인 박선생의 군대, 군인 혐오가 반영된 것은 아닌가 싶다. 박선생의 평화주의적인 시각은 존경할 만하지만, 현실을 좀더 냉정하게 봐주셨으면 한다. 인류의 수준은 아직 그리 높지 않고, 한국의 상황은 암담한 면이 많다. 그래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이상주의로 가는 것은 경계한다.

한국사람들은 20세기 들어서 나라가 아예 없어졌다가 외세에 의해서 다시 세워진 나라의 사람들이다. 정체성에 아주 심각한 혼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단군을 내세워서 정체성을 세우겠다는 방식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지만, 그 의도 자체는 기득권 세력의 불순한 것만이 아니라고 본다. 난 박노자 선생이 이런 의도 뒤에 있는 우리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같은 것을 잘 보아주면 좋겠다.한 나라나 사회의 정체성이 왜 중요한지는 남미와 미국을 보면 나온다. 남미의 나라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같이 천혜의 자원을 가진 국가들이 왜 그렇게 엉망진창일까? 내가 보기엔 그들 엘리트나 시민들에게 ´애국심´과 ´공동체 의식´이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애국심과 공동체 의식은 우선 ´공동체의 정체성´이 어떻게든 서있어야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국가 건설 초기부터 정체성 확립이 잘 되었지만 남미 국가들은 그렇지 못했다. 여기서부터 차이가 나왔다고 본다.

박노자 선생이 한국 처음 와서 고려대 학생에게 감명 받은 ˝사회 참여 열기와 정의감˝에는 국가주의와 공동체의식이 같이 버무려진 애국심 같은 것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으셨는지 모르겠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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