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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어찌 가을산을 알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으리 |  | |
| 가을하늘의 표정을 살피지 아니하고
가을산을 알고 있다고 내 어찌 말할 수 있으리
내 마음 속에 자리잡은 가을산은
어쩌면 시간, 거리, 무게, 에너지
점점 늘어나는 질량감에,
점점 다가오는 속도감에
나는 넓게 펼쳐지는 가을 하늘을
화폭에 들일 것을 잊었나보다
블루스카이 잉크,
점점 엷어졌다가 점점 짙어졌다가
다가오는 하늘의 꿈,
점점 가까왔다가 점점 멀어졌다가
가을 나뭇가지에 매달린 단풍잎새 물들자마자
찬 계곡수에 떨어뜨리는 가을산,
너를 알고 있다고 내 어찌 말할 수 있으리
가을산의 여정을 다하지 아니하고
가을 바다를 알고있다고 내 어찌 말할 수 있으리
내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는 가을산은
어쩌면 나의 신체의 연장선,
손끝과 발 끝에 닿는 순간
서늘히도 사라져가는 부질없는 감각,
계곡에서 퍼올린 짜릿한 생수가
뱃속 창자를 타고 내리자마자
나는 이미 너를 잊었나보다
인디언 블루,
점점 부드럽게 퍼져가는 가을빛에
밀려오는 가을 환상
부서지는 가을 파도
분홍빛 산호가지가 물들자마자
깊숙히 동굴 속에 가두어 버리는 가을 바다,
너를 알고 있다고 내 어찌 말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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