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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아침까지도 내리는 비가
자꾸 혼돈케 하는 것은
자식 된 도리기 때문일 게다

가을,
푸성귀가 한참인
어머니의 밭고랑에는
분명히 단비다

하지만,
겨 냄새가 한참인
아버지의 들녘에서는
분명히 소박 맞을 비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덩실덩실 춤춰도 될 일이건만
아버지를 생각하면
곡소리가 나오려 한다

어느 쪽이든
단 한 분만을 택할 수 없는 이 노릇
저 내리던 비가 멈추고
靑天(청천)에 흰나비를 그리면
해답이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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