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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파라독스 |  | |
| 시월, 단풍소식
내 마음의 앞마당으로 땅거미 질 때
남쪽마을 때아닌 벚꽃 만개했다며
느티나무 움 틔웠다며, 계절은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지난여름 끝자락
태풍 매미 할퀴고 지나간 뒤
느티 너덜한 몸뚱아리 쳐다보며
혀 끌끌 차던 기억
바다가 뒤집혀 뭍으로 올라 온 배
바다로 가버린 네 바퀴의 자동차
계절은 혼돈을 잉태하고,
샴쌍둥이 같은 세상
살기 위한 몸부림 이겠다
낙엽 같은 生 잊을만할 즈음
상처 툭툭 털어내고 새 순 피워내고 싶은
단풍지는 가을
느티는 허리춤에 연초록 이파리 매단 채
상상임신 중이다,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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