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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라노 아주머니 |  | |
| 지난달 밀라노에 출장갔을 때 일이다. 이탈리아는 처음이어서 밀라노 지리를 전혀 몰랐고, 이탈리아어도 모르기 때문에 거래처 사무실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사무실이 있는 거리 이름을 쓰자 호텔측은 버스 번호를 적어줬다.
버스 정류장에서 마음씨 좋게 생긴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으나, 내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소를 보여줘도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바뀐 것은 옆에 있던 다른 사람에게 물어봤을 때였다. 한 남자에게 길을 물어봤을 때 정류장에 서있던 다른 사람들이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로 다가왔다. 어느새 7~8명의 사람들이 내 주위에 모여들어 서로들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난감한 표정을 짓고 서 있는데 그때 아주머니가 뭐라고 계속 말을 하며, 내팔을 붙잡고 마침 도착한 버스로 끌고 올라갔다. 그리곤 몇 정거장 가서 다시 나를 끌어 내린뒤 내가 찾던 사무실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었다. 그리곤 가볍게 인사를 하고 가버렸다.
지금도 밀라노 아주머니의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 버스까지 함께 타고 나를 약속장소까지 데려다 준 밀라노 아주머니. 그 아주머니 때문에 나는 이탈리아란 나라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바로 이러한 여유와 외국인에 대한 친절이 세계화 시대 국가경쟁력의 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 엄기승/ 회사원·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
(조선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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