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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줘야 자주 오지
“이놈들 오기만 해 봐라! 다시는 저들 주려고 힘들게 농사짓나 봐라. 당신도 이제 기다리지도 말고 애들 온다고 이것저것 싸 줄 생각 말그래이.”

이것은 용인에 사시는 큰형님이 넓은 텃밭에 철철이 야채, 감자, 고구마 등 온갖 것을 다 심어 놓고 당신의 아들, 며느리, 손자, 그리고 막내동생인 나까지 기다리다가 제때 못 오거나 온 지가 좀 오래됐다 싶으면 누가 듣든 말든 허공에다 대고 뇌까리는 말입니다.

그 중에는 올 봄에 며느리를 본 나까지 포함되어 큰형님 내외분의 서운함을 더하게 합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우리가 큰형님 댁에 가기만 하면 두 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앉아서 이야기할 새도 없이 텃밭으로 내달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거둬 와서는 “시장에서 사 먹는 것하고 비교해 봐라. 농약 한 방울 안 친 거다”라고 하시며 봉지에 담기 시작합니다.

자주 못 오는 자식이나 동생인 나에게 “조금씩 줘야 자주 오지!” 하면서 서운함을 내비치시는데 그게 어찌나 재미있게 들리던지요. 그러면서도 빠진 것이 없나 기억을 더듬으시기도 하고, 옆에 있는 형수님께 “조금씩만 주라니깐” 하면서도 꼭꼭 눌러 더 담으려는 모습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뵙는 것도 같고,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 동생에게까지 큰사랑을 베푸시는 형님과 형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올 봄 내 아들이 결혼하자 “이제는 한 집 더 늘었으니 된장도, 야채도 좀더 해야 되겠다”라며 뿌듯해하시는 모습. 이것이 어디 보통 사랑입니까! 아마도 거두어 먹이는 재미도 있지만 그것을 통하여 가족간의 사랑을 돈독히하려는 형님의 속 깊은 마음일 것입니다.

먹는 즐거움은 잠깐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랑은 오래오래 마음속에 남아 있을 테지요. 이런 아름답고 귀한 사랑의 전통이 후손들에게도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두 분이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내일은 토요일, 오랜만에 큰형님 댁에 찾아가렵니다. 사무실 일이 즐거운 것도 내일의 즐거움이 기다려지기 때문이지요. 큰형님, 형수님, 이제부터는 자주 찾아가겠습니다. 많이많이 싸 주십시오.

(좋은생각에서:박윤조 님 / 서울 영등포구 신길7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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