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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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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같은 이런 감동.. |  | |
| (예향현희)
-낮은 울타리 게시판에서-
오늘처럼 비가 내렸죠... 정말 정확히 4년전 6월이었네요.
아침부터 비가 아주 많이 왔었죠.
학교가 인천 주안이어서 주안까지 가야 하는데, 부평행 전철이 오더군요.
그래서 부평역 전역인 부개역에 내려서 평소 많이 연락하지 못한 후배에게 삐삐 음성
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전화기가 있는 쪽으로 기분좋게 1순위로 갔지요.
그리곤 전화하는 동안만이라도 젖은 우산을 말리려고 (전철에서 젖은 우산은 너무 축
축해요.) 우산을 펴서 한 쪽에 놓고 후배 삐삐 번호를 누르고 분위기있게 인사를 하
고 있는데...
어디선가 ‘ 윙- ’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순간 고개를 들어보니 이미 저의 우산은 바람을 타고 전철레일위로 날아가고 있는 것
이 아니겠어요!! 순간 당황한 저는 (그래도 * 표로 메세지 녹음을 마무리하고, 전화
카드까지 뺐습니다. --;) 우산이 날아가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죠..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 버리고, 우산은 철도 레일(다행히 그 철도 레일로는 전철이 오지 않더군요) 위
로 떨어져 버린 뒤였죠.. 아니 살포시(?) 내려앉더군요. 앙증맞게.. 얄미워..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사실은 도움을 호소하는 애철한 눈빛으로)
저--쪽에서 어떤 아저씨가 긴 우산을 들고 오시더니, 그 우산으로 거꾸로 떨어진 내
우산끝 손잡이를 걸치려고 시도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정말 너무나 감사했죠.
비는 뚝뚝떨어지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몇 번이고 시도를 하셨어요.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제 우산 끝이 레일 밑에 딱 걸려 있어서 아무리 애를 써도 안되
는 것이었어요.
비를 계속 맞고 계신 아저씨에게 너무 죄송해서 ‘ 아저씨, 괜찮아요. ’ 라고 말하였
지만, 오히려 그 아저씨는 ‘ 아니, 주워야지. ’ 하시며 안간힘을 쓰고 계셨습니다.
그러자 또 한 아저씨가 오셔서 (아줌마들은 다 어디에.. ^^;) 같이 애를 쓰셨지만 불
가능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천행 전철이 오는 알림소리가 들렸고 나중에 도와주시
려 오신 아저씨는 머쩍어하시며 그 전철에 오르셨습니다.
그러나 그 아저씨는 관심없다는 듯 오로지 이미 내마저 포기해버린 그 우산에만 집중
하고 계셨습니다. (아저씨.. 그러다가 회사에 지각하시면 어떡해요..)
그러다 잠시 하시던 동작을 멈추시더군요. 그래서 전 이 분이 이제 가시려나부다...
라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갑자기..
레일 위로 뛰어내리시는 것이었어요. 앗! 아저씨!!
그리고는 우산을 집어서 제게 올려주시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뛰어내리신 그 곳이 높아서 내려갈 때는 쉬워도 올라오기엔 힘든 곳이
었습니다.
결국엔 맨 끝(다행히 조금 낮은 곳이 있었지요.)까지 가셔서 (무슨 사연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저 아저씨, 왜 저기서 뛰냐.’ 라고 말하더군요.) 힘겹게 올라오셨습니다.
그러나 이미 그 분의 잘 다려진 양복은 흙투성이, 빗물투성이가 되어버렸죠.
저는 너무나 감사해서 ‘아저씨(정말 40대 아저씨였어요.), 너무 감사해요´ 라고 인사
를 드렸지만, (그 때 생각나는 말은 ˝저기.. 저.. 시간있으시면 차라도 한잔.. ˝ 밖에..)
그 분은 오른손이 한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시고 싶으셨던지 살짝 웃으시며 얼굴 한
번 제대로 보여주시지 않으시고 그냥 뛰어가셨어요.
비오는 날, 어떤 사람들은 고속 운전으로 행인은 관여치 않고 여지없이 흙탕물을 튀기
며 달리는가 하면, 반면 어떤 분은 자신의 출근 시간과 옷과 불편함보다 남을 먼저 생
각하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감격스러운 아침이었습니다.
그 아저씨의 얼굴을 다시본다해도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저 또한 누군가가 저의 도움
을 필요로 할 때 그 아저씨처럼 도와 드리고 싶습니다.
아저씨,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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