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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모금함
<심수영 님 / 부산시 영도구 동삼1동>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한 분이 객장문을 열고 들어오셨습니다. 날이 춥기도 했지만

얼핏 보기에도 혼자 서 계신 할머니의 모습은 외로워 보였습니다.

할머니는 천천히 제 담당 창구 앞으로 걸어오시더니 허리춤에서 통장과 도장을 꺼내 내

미셨습니다.

“이거 해지해 주시구려. 우리 영감이 돌아가셨거든….”

확인해 보니 통장에는 잔고가 7만 원쯤 남아 있었지만 해지 절차에 필요한 서류가 없어

처리를 할 수 없었습니다. “할머니, 죄송하지만 서류가 없으면 해지해 드릴 수가 없어요.

서류를 가지고 다음에 다시 와 주시겠어요?”

할머니를 다시 오시라고 하기가 마음에 걸렸지만 규정상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할머니는

알겠다고 하며 돌아가셨습니다.

며칠 뒤 할머니가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예금을 해지해 드리자 할머니는 잔액과 통장을

챙기는 듯하더니 창구에 있는 불우이웃돕기 모금함에 동전을 하나하나 넣기 시작하셨습

니다. 동전을 다 넣고 돌아서던 할머니는 다시 천 원짜리를, 이어 만 원짜리 지폐도 한 장

한 장 모금함에 넣으시는 것이 아니겠어요? 왠지 모른 척하고 있을 수가 없어 “할머니, 너

무 많이 넣으시는 것 같은데…” 하고 말끝을 흐리자 할머니가 대답하셨습니다.

“자기 돈 이렇게 쓰는 거 알면 우리 영감이 좋아할 거야.” 할머니는 조용히 웃으며 찾은 돈을

전부 모금함에 넣고 나서 힘겹게 발걸음을 돌리셨습니다.

그땐 뭉클한 마음에 할머니께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지만 지금은 모금함을 바라볼 때마다

할머니를 생각합니다. 부족한 가운데에도 나누고 베푸는 넉넉한 마음을 할머니께서 가르

쳐 주셨어요. 할머니 정말 칭찬받으실 만하지요?

[좋은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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