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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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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의 첫 월급 |  | |
| 엄마 앉아봐요.....왜...?
절 받으세요.
´오늘 명절도 아닌데 참 이상하네´
넙죽 절을 하는 겁니다.
˝저...오늘 월급탔어요.
엄마가 아니면 오늘의 내가 있겠습니까.
민구엄마랑...민구,민수도요.˝
월급모두를 다 찾아 하얀봉부에 넣어 내밀며
˝엄마 이것 다가지세요. 한달 늦게 발령 받았다고
생각할거에요 이 돈은 엄마 다 쓰세요.
친구들만나 맛있는 것도 사드시고 이쁜옷도 사입고요.˝
˝참. 그리고 조금만 떼어 주세요.
직장을 다니면 한달에 한번씩 시골할아버지
찾아뵐거라고 민구엄마량(등불이 며느리) 약속을 했거던요.˝
달달이 용돈도 드리고요.
˝오늘 시골에 갈건데 엄마같이가요˝
´싫다. 안갈란다. 너희들끼리 갔다와´
가기가 싫었다.
남편이 잘해야 시집도 있는데.....
자식한테 아빠로서 관심한번 가진적이 있는가.
그 아들이 커서 지아버지가 못한것을 손자가 하겠다고 하니
무엇보다 기쁘고 좋았지만......
십오년전 일이 떠올랐다.
허리다치고 수술한 후 그 수발 들수 없으니
친정 옆에 가서 싸늘하게 말을 잘라버린 나의 시어머니....
지금의 건강함이 그 냉정함에 대한 일종의
반항심으로 더욱 질기게 연명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번은...
잘 걷지 못해 거동하시기 불편해하시기에
모시고 와서 수술을 시켜드렸다.
병실에서 물수건 빨아 손발을 닦아드리는데....
˝저리치워, 나 아직 죽지 않았어 ´염´하려고 닦아!˝
대야물로 물바다된 병실바닥... 내 맘은 눈물바다였고
화장실로와 소리죽여 울었다.
어찌... 지나온 질갱이 같은 일들을
낱낱히 늘어놓을수 있을까...?
2부제로 한산한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달리는 차들을 보며
분명 여름인데 내 눈에는 한겨울의
눈발같은 추억들이 날려 마음을 얼게 만든다.
아들의 성화에 나선 길...
언제나처럼 싸늘함이 엄습해오는 맘은
시집 어귀에 들어서며 습관처럼 생겨난다.
나이듬이 이리도 초라한 것이었던가.....
문앞에 들어서니
당당하고 힘찼던 시어머니는 어디가고
몸 이곳 저곳에 들어앉은 세월의 병들로
오랜만에 찾아온 자식들이 한없이도 이쁘신지
불편한 몸으로 이것저것 음식을 만들어
하나라도 더 먹이시려는 따뜻함이
어색하기만 하다...
˝몸은 좀 어떠세요?˝
˝말도마라. 침도 맞고 약도 먹는데 차질이 없다.
갈때가 됬는지... 그래도 니가 수술해준 다리는
멀쩡하고 아무 문제 없단다˝
그래요... 그거면 된거지요
수없이 흘러간 시침들과 분침들이 제 가슴에
멍을 세겨놓았어도 ... 그거면 된거지요.
집앞 텃밭에 가보니 별의 별것들을 다 심어
자랑하시며 배추를 뽑아주시는 것을 보니
빈가슴을 자식대신에 채우시려는 것 같아
괜시리 서글픔과 연민이 들어
그 두손 옆에서 살며시 잡아드렸다.
그리도 쌀쌀하시었는데....
내게서 눈물을 많이도 뽑으셨는데....
이제와 이러실 것을 어찌 그리 가시만 박아
오는길에 놓으셨었던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구부러진 허리 주먹쥐어 두드리시며
챙겨주시는 점심밥을 하고싶은 말들과 그대로
섞어 삼키고 길이 막힐 것을 지레앞서
걱정하며 서둘러 나섰다.
돌아오는 길도 역시나 한산하다.
2부제를 잘 지키기도 한다는 놀라움과
무언지 모를 귀경길의 여운이 고속도로에 날린다.
차가운 얼음같은 눈발은 아니지만
봄날의 화사한 꽃잎이 깔리지는 않는다.
그건 영원히 풀수 없는 어려운 숙제가 될 것 같다.
이런 내맘을 닮지않은 우리 아이들...
가며오며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이다.
그 웃음속에 내 앙금이 용해되지는 못하더라도
농도가 희석된다.
돌아오는 길은 왜그런지
창밖 밤하늘이 여느때처럼
까맣지 않고 짙은 잿빛으로 퇴색되었다.
...........................
**이 글은
등불님[ cwtar@hanmail.net ]이 ´쉼터게시판´에 올려놓으신
자신의 글인데 정말 감동스러운이야기로 마음에 와 닿아서
홈지기가 이곳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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