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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꼴찌 제자
몇 년 전 여름날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한 젊은이가 오토바이로 쫓아와서는

꾸벅 인사를 했다.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허술한 작업복에 여기저기 기름때가 묻은 얼굴은 분명 중학교 때 제자 영식이였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참으로 당당하고 멋져 보였다.

중학교 시절 영식이네 집은 무척 가난했다. 영식이는 코 흘리는 것조차 통제하지 못할 만큼

어리숙해서 초등학생 마냥 가슴에 손수건을 달아 주어야 했다.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 벅찼던

영식이는 꼴찌를 도맡았지만 착한 마음씨 덕분에 친구들과 곧잘 어울려 다녔다.

힘든 중학교 생활을 마치고 시내에 있는 실업고로 어렵사리 진학하게 되었을 때

나와 동료 선생님은 직접 학교로 찾아가 영식이에 대해 설명하며 꼭 학교를 마치게 해 달라고

부탁까지 했었는데….

그런 영식이가 어느새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나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것이다.

“어디서 일하니?”

“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졸업하고 학교에서 소개해 준 정비공장에서 지금 7년째 일하고 있어요.

그동안 열심히 기술을 배웠더니 이젠 사장님한테 ‘영식 씨 없으면 큰일 나겠어’라는

말까지 들어요. 헤헤.”

예전 가슴에 단 손수건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꼴찌 제자는 이제 결혼도 하고,

동기모임의 총무 역할까지 맡고 있단다. 씩씩한 영식이와 헤어지며 문득 지금 우리 반 꼴찌

혁수의 환한 얼굴이 떠올랐다. 그 아이도 언젠가는 영식이처럼 자신의 재능을 꽃 피울 수 있으리라.


좋은친구/노문영 님 |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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