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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전
방과 후 친구와 수다를 떨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난 시력이 나빠서 안경을 벗으면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안경을 쓰고 다니는게

불편해서 수업 시간이나 TV 볼 때 외엔 안경을 잘 쓰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이 다음의 웃지

못할 사건을 가져올 줄이야... 한참 친구와 얘기를 하며 신호등을 건너는데 내 친구,

˝어? 4번 버스왔다! 얼른 타~˝ 하며 내 등을 떠밀었다.

(참고로 내가 집에 타고 가는 버스는 4번 시내버스)

매일 집에 갈때마다 버스가 안와 몇 십분씩 기다리곤 했었는데,

이렇게 신호등을 건너자마자 버스가 오다니!

´오늘 왠일이지?´ 혼자 속으로 기뻐하면서 내 친구에게 서둘러 인사를 한뒤 얼른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카드를 찍기위해 코트 주머니 속에서 카드를 찾던 나. 순간 당황했다. 코트 주머니속에 들어있

는 줄로만 알았던 교통카드가 없는 것이었다.

´어? 이상하다. 교복 주머니에 있나?´ 하며 교복 주머니를 찾아보고, 책가방까지 샅샅이 뒤져보았지

만 교통카드는 어디에도 없었다.

게다가 그날따라 땡전 한 푼 없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이런적이 처음이라 이걸 어쩌나~ 당황해서 서있는데...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됐다. 없으면 내지마.˝ 하셨다.

더욱 민망해진 난 얼굴까지 씨뻘개졌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기 때문에 ˝네~ 감사합니다.˝ 하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을 한 후 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혹시 아저씨가 날 상습범으로 오해하

시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계속해서 주머니속을 뒤지며 앉아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평상시 이 시간이면 학생들로 메어져야 할 버스 안에, 타고 있던 두, 세명의 사람들 마저 모두 내려

버리고 나와 버스 운전 기사 아저씨 단 둘만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이상함을 느낀 바로 그 순간.

˝너, 어디 사냐? 아저씨께서 말을 거셨다.

˝X X 동이요.˝ 라고 대답하자, 아저씨 웃으시며

˝너, 또 일쳤구나.˝ 그러시는 거다.

˝네?˝ 놀란 내게 아저씨가 던지신 한마디!!!

˝버스 잘못 탔어~ 이건 마을 버스 4번이다. 이 버스는 X X 동엔 안가는데.˝

아~ 순간 너무 혼란스러웠다. 돈 한 푼 없이 버스까지 잘못 타다니!

날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이제 어떡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 때, 아저씨께선 ˝이 버스는 신세계 백화점이 종점인데, 거기서 너네집 가는 버스 있니?˝ 하고

물으셨고, 난 네~ 하고 힘없이 대답했다. 신세계 백화점에 도착해 아저씨께 인사를 하고 내리려

는데 ˝얘, 너 잠깐 일루 와 봐라.˝ 아저씨께서 나를 부르셨다.

그리곤 ˝ 이 돈 갖고, 버스 타고 집에 가라~.˝ 하시며 내 손에

동전을 쥐어주시는 것이었다. 너무나 감사해서 난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릴뻔 했다.

난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로 계속해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했고,

아저씨께선 ˝나중에 갚아야 한다~.˝

그러시며 장난스럽게 웃으셨다.

비록 지금은 이 아저씨 성함도,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이 아저씨께서 내게 베푼 작지만 따스한 인정은 앞으로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박은미님/월간 샘터 독자투고´행복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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