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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랭보 지옥으로부터의 자유 |  | |
| 환상을 깨준 책
막연히 갖고 있던 천재에 대한 환상을 깨준 책이다. 실상 영화나 소설이 사람을 얼마나 포장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고 할까. 이 책과 작가는 도금되지않은 아르트로 랭보의 출생부터 성장과정, 그리고 아프리카와 독일 등지를 떠돌던 시기의 랭보를 사실적이며 객관적인 자료를 기초로 해서 하나하나 되짚어주고 있다.
작가는 가장 랭보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그것도 악 영향-사람으로 바로 랭보의 어머니를 꼽고있다. 강박적이고 독선적인 종교관으로 아이와 남편을 내몰고 혼자 고립돼버린 여인, 랭보는 그녀를 피해 가출을 반복하고 일찍부터 집을 떠났는데 그의 천재성향도 어머니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에서 빚어진 걸 수도 있다는 설명이 흥미롭긴 했다.
게다 빼놓을 수 없는 베를렌느와의 스캔들, 제르맹 누보와의 추문 등을 꽤 오랜시간 공들여 설명해 주고 있는데 그만큼 그들과 얽힌 시간이 길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베를렌느가 결혼과 가정에의 안주하는 게 예술가로서 보기 싫은 성향이었다 해도 부부를 갈라놓고 권총피격을 일으키고 재판까지 가는 등 시끄러운 행보를 한 것은 이해되지않는 부분이었다. 결국 천재의 이해할수없는 악동기질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ㅡ.ㅡ)
어쨌거나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데다 책 크기도 커 읽는데 부담이 많이 되었었다. 당시 편지나 소년시절의 일화를 친구와 가족을 통해 인터뷰식으로 듣고 정리해놓아 현장감은 높지만 반복되는 내용과 사실에 입각한 고증들이 나열식이라 (작가의 사견도 심심찮고) 읽어나가기가 빡빡했다고 할지. 꽤 인내심을 갖지않으면 다 읽기 힘들 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가출과 군입대의 소년시절을 지나 그것과 동시에 시를 버리고 사라진 천재는 안타까운 존재다. 거의 남루하기까지 한 30대의 랭보의 초상화엔 황폐함이 가득해 기지로 번득이던 소년시절 모습과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다. 무엇이 이 사람을 이렇게 외지로 내몰았고 자신을 문학이 아닌 노동으로 이끌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베를렌느와의 추문이 파리에서 그를 발 붙이지 못하게 했을 수도 있고 일생동안 가장 큰 컴플렉스였던 어머니를 피한 결과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by 리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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