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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오에서 삶으로 |  | |
| 사법살인, 당신은 동의하는가?
인생 대역전? 찰나의 순간이면 충분하다. 이 찰나의 순간이 당신을 천당 혹은 지옥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절도혐의로 체포되어 실형을 언도받고 탈옥했다가 경찰관을 살해한 죄로 사형을 언도받았으며 그 후 정권이 바뀌면서 종신형으로 감형되었다가 마침내 자유를 되찾은 한 사내의 기막힌 과거사.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졌던 자유와 인권을 억눌렀던 온갖 폭압적인 사건들. 이 책은 한 인간의 극단적이며 드라마틱한 삶의 기록인 동시에 자유와 인권이라는 기본적 권리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우리 시대의 거울이다.
참혹한 범죄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사형제를 찬성하고, 끔찍한 사형 집행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사형제를 반대한다.
사회적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합의된 법률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거둬들이는 살인제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현재 국회 법사위에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한 특별 법안´이 계류중에 있다. 이 법률안의 처리 여부 그리고 정권의 교체에 따른 특별 사면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현재 사형을 언도 받고 대기 중인 죄수 56명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그들에게 인권이란 사치스러운 단어에 불과하다. 이들은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들을 모조리 박탈당한다. 왜? 사형수이기 때문에. 비위생적이며 비인간적인 시설에서 각종 폭력과 멸시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받는다. 왜? 사형수이기 때문에.
우아한 포즈로 여유를 부리며 거만을 떠는 영화 속 사형수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조작된 허상에 불과하다. 실제 그들의 삶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불안과 공포의 연장이며 폭력과 억압에 시달리는 예정된 시체의 삶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사형수들에게 덧씌워진 비인간적 처사와 대우에 전면적으로 도전해 비록 죄에 대한 대가로서 사형을 언도받은 사람들이라도 기본적인 존엄을 누리며 살아야 할 권리가 있음을 보여준 한 사형수의 실제 삶을 담고 있다.
스무살의 나이로 희망 없는 삶을 소진했던 지은이는 어려서부터 철저한 반항아이며 문제아로 자라났다. 고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한 그는 자동차 절도와 우발적 살인으로 감옥에 가게 된다. 연이은 탈옥과 폭동의 주범으로 몰린 그는 마침내 사형을 언도 받고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해 무기수로 감형되기 까지 피말리는 사형수로서의 삶을 체험하게 된다.
그가 갇혀 있었던 감옥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교도관들은 죄수들을 쓰레기로 취급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몸 수색을 당하고 24시간 감시의 눈이 떠나지 않는가 하면 한 밤중에 잠을 자지 못하도록 문을 두드리고, 음식에 침을 뱉었으며 감방을 비운 사이에 물건들을 죄다 흩어놓고 구타하는 등 악의적인 행동을 일삼았던 것이다. 교도관들에 대한 지은이의 증오는 극도로 팽창되었다. 그런 증오는 더욱 거칠고 끝 없는 절망적 행동으로 이어졌고 지은이 자신의 삶을 좀먹는 암이 되어 갔다.
종신형으로 감형된 뒤 그는 마음속에 쌓인 증오가 결국 자신을 파멸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답답하고 반복되는 감옥 생활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 된다. 난생 처음 공부를 시작한 지은이는 결국 학위를 인정받고 각계의 지난한 노력에 힘입어 석방되는 인생 대역전극을 연출하게 된다.
사형제도의 폐지는 가장 강력한 형벌의 포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늘로부터 보장받은 인권의 소중함을 우리 스스로 확인하는 일이며 인간 자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선언인 셈이다.
이 책은 사형수들의 인권과 처벌이라는 쉽지 않은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데 있어 염두에 두어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 중 하나인 인간으로서의 권리 보장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던져준다.
by 리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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