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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이후의 미국 경제, 불황은 계속된다 |  | |
| 전쟁이 경제를 회생시킬 순 없다
미국 경제와 주류 경제학의 역사적 변천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고전학파 경제학이 맹위를 떨치던 1930년.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은 고전학파 경제학을 몰락시키고 케인즈 경제학을 화려하게 탄생시켰다. 케인스의 조언을 받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으로 미국 경제를 다시 살려 놓았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에 미국에 불어닥친 장기불황(스태그플레이션)은 케인스 경제학을 쇠퇴시키고, 통화주의로 대표되는 새로운 조류를 탄생시켰다. 그 후 이 둘을 종합한 ‘신고전학파 종합’이 주류를 형성하더니, 클린턴 정부 들어 시작된 10년의 장기호황은 소위 ‘신경제이론’을 탄생시켰다. 앞으로 미국엔 불황이 없을 것이라는 지극히 낙관적 발상이었다.
다소 무모한 이런 낙관은 결국 허무하게 무너졌다.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은 2001년 3월,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경기침체를 선언했다. 「전쟁이후의 미국경제, 불황은 계속된다」는 서울경제신문 뉴욕특파원 김인영 기자가 ‘신경제이론’이 무너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찬하던 미국 경제는 엄청난 거품과 부패, 도덕적 해이가 난무했다는 것이다. 엔론, 월드컴의 회계부정 스캔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았다. 시장경제의 메카라던 뉴욕 월스트리트는 온갖 불법 내부거래와 CEO들의 도덕적 해이로 점철되어 있었다. ‘마에스트로’라 불리던 연방준비은행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계속 헛다리만 짚었다.
작금의 미국 경제 침체는 10년의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이른바 일본식 디플레이션이다. 주가 폭락에 따른 거품 붕괴, 자본투자 위축, 소비 둔화, 초저금리, 실업률 증가 등은 10년 전의 일본경제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이 와중에 감세를 실시했다. 당연히 세수는 줄어들었고, 정부의 재정은 급속하게 나빠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최악인 건, 부시 대통령이 경제위기 돌파의 카드로 전쟁을 택했다는 점이다. (물론 제국주의적 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아직 이라크 전쟁이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시의 카드가 어떤 영향을 일으킬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김인영 기자에 따르면, 부시의 카드는 ‘악수(惡手)중의 악수’다. 전쟁으로 경제위기를 타개하려는 과거의 시도는 하나같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뿐더러 지금의 미국 경제 침체는 테러나 전쟁의 불확실성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김인영 기자가 인터뷰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로버트 쉴러, 브루스 커밍스 등 미국 학계의 석학들도 대부분 여기에 동의한다. 전쟁과 석유는 결코 미국경제를 회생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잠시 시간을 거꾸로 돌려 1991년, 당시 대통령이던 아버지 부시는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고 영웅 대접을 받았음에도 선거에서 아칸소 출신의 무명 정치인 클린턴에게 완패했다. 클린턴 진영의 선거구호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Foolish, It’s Economy)”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집권기간 10년의 호황을 말아먹고, 내년에 다시 재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하다. 선거 결과야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경제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부시는 아버지에 비해 불리한 것처럼 보인다. 재선에 눈이 먼 부시 대통령이 또 다른 전쟁 카드를 꺼내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by리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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