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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격정
혁명은 단호한 승리여야 한다는 진부한 이미지를 집어치워라!
프랑스 68봉기에 참여했고 반체제 신문의 기고자로 알려진 것 외에 저자 정보를 감추는 이브 프레미옹의 「역사의 격정」은 ‘자율적’ 반란의 역사를 다룬다. ‘자율적’에 강조점을 둔 이유는 프레미옹이 반란에 있어 자발성과 자율성 이외에 어떤 대의도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반란들이 자율성을 제압하는 혁명의 대의에 굴복함으로 해서 반란이 꺾였던 점을 지적한다. 혁명을 대의하는 자들에 배신당한 반란군들로서의 자유로운 인간의 역사를 조명하는 것이 이 책의 의도다.
이브 프레미옹은 상황주의자 혹은 아나키즘 경향이 강하지만 스스로 아나키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이념의 노예가 되기보다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반란을 조직하는 일하는 사람들의 창발성과 불복종, 자율성의 역량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오히려 이 책은 반란에 있어 자율성의 역량,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역량에 대한 기쁨과 쾌락의 서사시다. 기원전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으로부터 1969년 히피들의 디거스 자유 교환 시장에 이르기까지 규모가 크던 작던 자율성이 살아 숨쉬었던 반란의 현장을 찾아간다.

「역사의 격정」에서 이브 프레미옹은 ‘오르가슴은 반드시 아이들을 낳기 위한 것일 필요가 없다’고 적는다. 이것은 정통 맑스주의에서의 혁명론과는 사뭇 다르다. 벤사이드는 저항이란 먼저 존재의 지속에 대한 권리라고 말한다. 이것을 단순하게 ‘자기 자신이고자 하는 지속에의 끈질긴 전략’이라고 해두자. 물리적 현실은 이 지속에의 역량을 끊임없이 위협한다. 또한 저항은 진리에의 충실성이다. 이 진리를 뭐라고 해도 상관은 없다. 삶의 기쁨에 대한 충실성일 수도 있으며, 연인간 사랑에의 충실성일 수도 있다. 이것은 어찌 보면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차원을 거부한다.

이 책에서 또 하나 강조되는 것은 자주관리이다. ‘구원 세력을 믿지 말라’고 주장하고‘혁명은 단호한 승리여야 한다’는 진부한 이미지를 집어치우라고 그는 말한다. 구원 세력은 반란의 업적을 약탈할 것이고, 자율성이 아닌 모든 혁명의 대의는 억압적으로 기능할 것이다. 반란이 약탈당하는 것은 숙명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위대한 성공이라고 프레미옹은 강변한다. 자율적 반란은 가장 깊은 심연 앞에 놓인다. 자유의 극한이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 속에 놓인 인간에게 다가오는 것이듯이 그것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자유를 사랑하는 것 같지만 어둠 속 두려움이 너무 커서 사람들은 그토록 자율성과 자발성을 경멸하는 것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너무 멀리 가버리는 반란을 말이다. 이브 프레미옹은 에밀 뿌제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아마도 그 말이 반란의 모든 것이자 최종점이라는 듯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나의 목표입니다.”

by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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