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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즐거워지면 코끼리도 춤을 춘다
이제 ‘한국정치’도 수출하자! 그게 말이 돼?
국회의원들의 세비는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상임위원회와 국정감사는 화상으로 진행되며 진지한 정책 토론이 이루어진다. 국회에서의 ‘난투극’은 없어진 지 오래다. 책임총리제가 실현되어 실질적인 3권 분립이 이루어지고, 모든 국민이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이 지지하는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의원외교를 빙자한 공짜 외유는 꿈도 못 꾼다. 다른 나라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정치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 이제 우리도 정치 ‘수출국’이 된 것이다!
물론 지금 한국정치가 이렇다는 건 아니다. 국회에서 오랜 기간 일했던 저자가 한국정치의 개혁안을 이렇게 ‘상상’을 통해 드러내 보인 것이다. 해방 이후 우리 정치가 미국식를 기본으로 하면서 유럽식과 일본식을 일부 응용해 수입한 것처럼, 이제는 우리도 다른 개도국이나 정치 후진국에 우리 것을 수출해 보자는 것이 저자의 ‘원대한’ 꿈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한국정치를 완전히 뜯어 고쳐야 된다. 정치를 수출하려면 다른 나라의 정치에 ‘비교우위’를 가져야 되고 이것은 그야말로 ‘혁명적’ 변화를 수반하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 책에는 한국정치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의 상상은 지금의 상황을 정반대로 생각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금만 해도 그렇다. 여당에서 벌어졌던 집단 난투극은 아직 기억에 생생하고, 야당이 정력적으로 추진한 것이라고는 행자부 장관 해임 건의안 밖에 없다.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위에는 ‘당론’이 군림하고 있다. 여전히 몇몇 정치인들은 검찰청에 들락날락 하고 있고, 각종 민생 법안은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되어 있다. 국민들의 49%는 지지하는 정당이 아예 없다.

집권 여당의 지리한 싸움, 야당의 소장파와 중진 사이의 불거진 ‘용퇴론’ 논란에 이어 소위 ‘통합신당’의 출현으로 한국정치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거기에 총선은 일 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가볍게 읽어볼 만한 정치 비평서다. 어려운 용어도 없고, 인터넷 게시판의 글을 읽듯이 편집되어 있어 쉽게 읽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방법론이 너무 추상적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정치 개혁들의 대부분이 정치인들의 ‘자각’이나 시민단체의 압박에 의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진다. 특히 전자의 경우 실현 가능성이 너무나 낮아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한국정치의 가장 큰 병폐 중에 하나인 ‘지역주의’가 거의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by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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