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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오콘 |  | |
| 이 사람들 ‘보수’ 맞아?
유럽과 달리 미국에는 전통적 의미의 좌-우 구분이 없다. 대신 보수(Conservative)와 진보(Liberal)의 균열구조를 가지고 있다. 클린턴이 중도 정당을 본격 추진하면서 양당 간의 차이가 많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공화당은 보수, 민주당은 진보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부시 행정부는 조금 특이하다. 전통 보수는 퇴조하고 다른 보수들이 실세로 행세하고 있다. 이들은 ‘소극적’이라는 보수의 전통을 깨고 ‘적극적’으로 국제문제에 개입하고 있다. 신보수의주의자로 불리는 네오콘(Neo Conservative)이 바로 그들이다. 정권 초기만 하더라도 그렇게 드러나지 않았던 네오콘들이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는 9. 11 테러다. ‘테러와의 전쟁’은 네오콘들이 설칠 수 있는 ‘멍석’에 다름 아니었다.
이 책 「네오콘」에 의하면 네오콘들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과감한 ‘전향’. 이들은 과거 ‘운동권’ 출신들로 민주당 소속이 대부분이었으나 1980년대 레이건이 소련과의 냉전을 본격 전개하면서 공화당으로 ‘이적’했다. 둘째, 끈끈한 네트워크다. 대부분 동부 명문대 출신인 이들은 지연, 혈연, 학연으로 똘똘 뭉쳐 있다. 유대인이 많은 것도 특이한 사항이다. 보통 유대인들은 민주당을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셋째, ‘전쟁 불사파’다. 이 점이 과거 보수와 확연히 다른 점이다. 공화당의 전통 보수주의자들이 고립주의(다른 나라에 간섭하지 말고 우리끼리 잘 살자!)를 택했던 반면 이들은 정반대로 과감한 개입을 주장한다. 전쟁을 통해서라도 ‘위대한 미국’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현하자는 것이 이들의 꿈이기 때문이다.
9. 11 테러 이후 미국의 외교는 네오콘들의 프로그램대로 진행됐다. 아프간을 침공했고,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 나왔으며 결국 이라크 전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북핵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우리가 싫어도 네오콘들을 알아야 할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네오콘들은 공공연히 ‘북한 해방’을 외치고 있고, 김정일 위원장을 혐오하는 발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툭하면 언론에 선제 공격론을 흘리고 다닌다. 전세계적인 반대 여론과 이라크 전쟁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돈, 나빠지는 경제상황에도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네오콘들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맡긴다. 대신 이들의 철학이나 인맥, 자금, 조직 등을 낱낱이 파헤쳐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책을 덮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2000년 대선에서의 부시의 석연치 않은 승리와, 내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였다. 부시가 재선에 성공하든 ‘부전자전’의 길을 가든 부시와 네오콘들에 대한 역사의 심판이 그들에게 그리 호의적이 아닐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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