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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청년, 대니 서의 집 |  | |
| <피플>지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 의 한 사람으로 선정했을 때 나는 그가 엠버 발레타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유명 모델이거나 배우일거라고 생각했다. 엇, 이름이 독특하네? 이름 뒤에 붙은 ´서´ 라는 퍼스트 네임을 보고 나선, 중국인 모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내 단순함은 극에 달했다. 설혹 <피플>지가 ´세계에서 가장 못생기거나 추한 50인´을 뽑든 말든 전혀 상관없이 잘 살던 내가 난데없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헌책방에서 우연히 읽게 된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때문이었다.
관념적인 책벌레가 책이라는 일용할 도구를 통해 머리가 아닌 가슴과 손, 발로 지식의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이 책은 또 다른 발견의 기쁨이었다. 고작 방송국 리퀘스트 프로그램의 ARS 기부 밖에 모르던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불과 22세 에 ´세계에서 가장 경이롭고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란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세계에 몇 명이나 된단 말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이타적인 사람에 대해 못 말리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분명 못생겼을 거다. 집이 엄청나게 가난했거나, 뭔가 불우한 일을 당했겠지… 이렇게 한 번 작동하기 시작한 편견이라는 센서는 늘 빨간 불을 반짝이며 범위를 확장시킨다. 친환경 제품이라면 많이 비쌀 거야, 그런 제품들에 스타일이라는 게 있겠어? 얼마나 조잡할까? 그런 걸 사려면 다리품도 엄청 팔아야 할거고, 복잡할 거야… 하지만 「아름다운 청년, 대니 서의 집」은 사람들의 이런 편견들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당장 책장을 펼쳐보자, 그가 제시하는 환경 제품들이 얼마나 우아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예컨대 냉장고에 칠해진 에나멜을 천연 재료로 만든 제거 용액을 사용해 벗겨 내면, 얼마나 모던한 스테인리스 냉장고로 변신하는지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기농 면직물이나 울트라 스웨이드로 처리한 소파 커버링도 집 안의 분위기를 감싸안듯 아늑하게 한다. 이 책 곳곳에 숨어 있는 여러 개의 팁(Tip)들은 바로 이런 친환경 제품들을 생산하는 회사들에 대한 정보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은 우리에게 CF 속의 이미지 마케팅이 아닌, 진짜 ´가치 경영´ 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분명한 임상사례들이다.
교외에 위치한 부모님의 평범한 주택을 환경 친화적이고 세련된 공간으로 개조하는 과정을 담은 이 책은 창문 하나, 베개 하나에도 이처럼 지구와 내 몸의 환경을 생각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집이 내 몸의 확장이라는 맥루한 식의 개념을 철저히 받아들인다면, 이 책은 우화적이고 독특한 의미의 의학서, 혹은 치유서로도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복부와 내장에 낀 여분의 기름기들을 제거하듯이 집안의 불필요한 화학물질들과 쓰레기들을 차례로 비워나가는 과정이 바로 이 책의 몸체니까 말이다.
by 리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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