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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천히 읽기를 권함 |  | |
| 회사 도서관에서 책 제목을 읽는 순간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온 몸에 전율이 왔습니다. 천천히 읽어라... 금년도 새해 목표를 책 30권 읽기로 정한지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제목을 보니 당연히 당황한겁니다. 이제껏 삷의 모든 것이 숫자와 목표로 귀결되던 삶에서 갑자기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책을 만나는 순간이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책을 받은 순간 표지만 보아도 마음이 편해지고 가슴이 평온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누런 표지가 어릴 적 연습장을 연상하게 했고, 가운데를 가로 질러 줄기를 뻗고 있는 나뭇 잎이 너무도 조회로운 그런 책이었습니다. 책장 하나하나도 재생용지인지 거칠고 누런 표지였지만 무척이나 친근감이 갔습니다. 최신 경영 서적이 이런 모습으로 나왔다면 누구든지 외면하고 말았을 겁니다.
지은이인 야마무라 오사무는 게이오 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벌써 책을 4권이나 쓴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와 감수성은 읽을 수록 진항 향기를 내는 듯 합니다.
제목에서 이미 알아차리고 말았을 평범한 주제인 책을 천천히 읽어라라는 목적지를 향해 한장 한장 전개해 나가는 지은이만의 필체는 편안하고 물 흐르는 듯한 안정감을 갖게 해줍니다.
다독을 주장하는 여러 문인이나 학자들의 주장을 강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읽는 사람이 공감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진솔한 필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일본의 문학에 대한 사례가 너무 많이 나와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같은 동양 문화권의 맥락에서 정서적인 느낌은 충분히 전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천천히 읽는 다는 것은 천천히 산다는 것이고, 천천히 산다는 것은 삶을 음미하고 진솔되게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줄 한줄의 문장에서 읽는 사람이 천천히 읽을 경우에만 필자와 하나의 영감을 갖듯이 삶도 천천히 음미하여야만 순간순간의 진정한 기쁨을 맛 볼수 있다는 식입니다.
더욱 공감하게 되는 것은 생활에서의 시간을 독서를 위해서 억지로 만들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버려지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독서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모르지만 생활의 기본 시간을 무시한채 독서에 매달리는 것은 독서가 분명 행복하고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현대인으로서는 미덕이 아니라는 겁니다. 직장인으로서의 필자가 전해주는 실전 독서법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필자는 일주일에 월요일마다 한권의 책을 새로 시작하는 일주일 독서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간이라는 개념은 독서는 물론 생활과 업무의 단위로도 가장 적절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바로 따라 할 생각입니다.
책은 정말 읽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눈이 그냥 활자 위를 미끄러져 가기만 해서는 독서를 위해 할애한 시간만 낭비할 뿐입니다. 책에서 보여야 할 풍경과 들려야 할 울림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읽는 사람의 시간보다 몇 백배 아니 몇 천배 들여서 작가가 채워 넣은 풍경과 울림을 꺼내 보는 것은 천천히 읽을 때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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