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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영혼의음악
클래식 음악을 떠올리면 졸음이 오거나 공연히 이맛살이 찌푸려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명동이나 홍대 앞 레코드 가게를 찾아 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음반을 얻고자 발품을 파는 이들도 있다. 혹자는 음악 선호의 최종 단계가 클래식이라고 주장하며 초기에는 락이나 메탈 혹은 개인에 따라 팝을 선호하고 그 다음 단계로 재즈나 R&B, 그리고 결국은 클래식으로 ‘귀환’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건, 일리가 있는 것이건 간에 어쨌든 클래식은 다른 장르들에 비해 그리 보편적으로 사랑을 받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 어떤 장르의 음악을 접하게 되는 계기는 매우 다양하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어떤 곡을 듣고, 차 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선물을 통해 음악을 만난다. 그리고 단지 그 곡만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니라 그 장르 전체가 다 마음에 들 정도가 되면 그 때부터 조금씩 잡지나 기타 매체를 통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음반을 모으는 등의 마니아적인 경향을 띄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클래식이란 마치 거대한 성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혹은 1000 피스 정도 되는 조각퍼즐과도 같아서 도무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클래식에 익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지닌 이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스스로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음악시험을 치르듯이 몇 소절을 들은 뒤 누구의 어떤 곡인가를 맞추는 식이 되지 않으려면 ‘감상’ 이라는 여흥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연주를 들으며 이건 누구의 연주고, 누구의 지휘이고.. 하는 것을 척척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조금은 욕심을 줄일 필요가 있겠다.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이제 막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위한 안내용 서적은 많이 출간된 바 있다. 그런데 그 책들은 지나치게 단순한 설정 혹은 천편일률적인 선곡으로 어떤 책이나 보면 다 똑같지 않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바로 그런 점에 불만을 느낀 김정환 시인이 직접 책을 펴냈다. 그것이 바로 ‘내 영혼의 음악’ 이라는 두툼한 책이다. 시인이 안내하는 클래식이란 어떤 것일까. 김정환 시인은 이미 CBS FM 에서 음악 생방송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진행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시인의 안내는 섬세하고 꼼꼼하다. 클라리넷 5중주를 설명할 때면 클라리넷 음색에 대한 비유를 시적으로 던져 놓는다. ‘클라리넷 음악의 몸은 제 옷에 취해 스스로 현기증을 닮아간다. 음악이 흐르면 명징한 의상을 통해 보이는 현기증의 몸, 그 몸은 음악이 흘러가면서 명징성보다 더 명징한 현기증과, 현기증보다 더 어지러운 명징성의 본질을 드러내고 합쳐간다.’ 김정환 시인은 이 책에서 모두 150 장의 음반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책은 꽤 두툼한 볼륨을 갖고 있다. 또한 종이도 질이 좋은 종이로 이루어져 있어서 책 값은 좀 비싼 편이다. 이쯤에서 ‘클래식은 역시 고급문화야. 돈 많이 들어.’ 라고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실 분들도 있겠지만 책의 내용이나 구성으로 볼 때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by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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