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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의 숲 |  | |
| 재능을 가지고 문학, 미술, 음악, 혹은 또 다른 예술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내게 예술적 소질이 없어서였을까, 나는 학창시절 예능 실기 때문에 성적이 불리해진다고 투덜거렸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예술가들을 마음속으로 동경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예술가의 길이 내 몫으로 허락된 것은 아닐지라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고마운 일임을 깨닫고 있다. 예술은 풍부한 감성과 열정에 자신의 소질을 더해 자유롭게 표현한다는 의미에서 모든 분야가 일맥상통하겠지만, 감상자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보는 즐거움이 가장 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별히 조각작품은 일단 입체적인 공간감각을 느낄 수 있어 생동감이 그대로 전달되는 덕분에 즉각적인 감동이 더 확실하게 전해지는 장점이 있다. ´근대의 미켈란젤로´라 불리는 위대한 조각가 로댕의 작품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들쳐보게 되었다. <예술의 숲>은 로댕이 자신의 예술적 견해를 에세이식으로 소개한 책이다. 그는 조각과 일반 예술에 관한 이론을 정리하여 <프랑스 대성당>이라는 저서를 펴낸바 있으며, 그외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예술적 이론을 정리하였는데, 이 책은 그 저서들 중에서 주제별로 발췌하여 묶은 것이다. 예술 전반에 대한 로댕의 고견을 들을 수 있으며, 로댕의 대표작들에 대한 사진과 설명과 로댕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예술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실렸다. 로댕은 웅대한 청동상과 부드러운 대리석상으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 있는 육체와 얼굴을 표현해내는 뛰어난 천재였다. 그의 일생 또한 그가 탄생시킨 걸작에 비할만 했다. 그는 예술가로서 성실했고 진실했으며 최선을 다했고, 그리고 만족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지 않을까. 그는 예술가가 되려는 젊은이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난 충고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천재를 만드는 강한 정열이라고 한다. 예술가의 통찰력은 모든 사물의 형체 밑에 있는 내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진실이 바로 아름다움 이며, 그 진실과 마주치게 되었을 때는 곧바로 몰두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것은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보고 있는 일상적인 아름다움이 아닐까. 로댕 역시 가까운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다. 그가 인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많은 정열을 쏟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젊은 남녀의 키스장면을 소재로 한 청동상 ´영원한 청춘´과 대리석상 ´키스´,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청동상 ´깨어남´ 등을 통해 움직임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고, 곧 그가 작품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창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로댕의 작품들은 모두 감탄할 만한 걸작들이었지만, 그중에서 내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청동상 ´칼레의 시민´이었다. 영불 백년전쟁 당시 영국이 프랑스 칼레 시의 존경받는 인사들을 죽이는 댓가로 칼레 시민들을 살려주겠다는 영국 왕의 제안에 따라 희생을 자진하여 나선 시민 6명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포기한 듯 고개를 숙인 사람, 아직 미련이 남아 있는지 뒤를 돌아보는 사람, 손을 들고 얼굴을 뒤틀어보이는 사람, 담담하게 앞을 바라보는 사람... 영웅적인 모습이 아니라 죽음의 길로 가는 인간적인 갈등, 고뇌와 비장함이 나타난 그 얼굴 표정들이 지극히 사실적이면서 가슴 한구석을 찡하게 하는 감동을 준다. 지금까지 어렵게 기회를 만들어 파리를 두 번 여행했지만, 안타깝게도 로댕 박물관을 둘러볼 여유는 없었다. 다음에 또 파리에 가게 된다면 꼭 로댕 박물관을 들러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억하며 그의 작품들을 꼼꼼히 감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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