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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은 이런 것입니다´ |  | |
| 나는 감자탕 교회라고 불리우는 광염교회의 담임목사입니다.
왜 감자탕 교회냐고요? 우리 교회는 상가 건물에 세 들어 살고 있지요.
그런데 그 건물에 들어선 감자탕 집의 간판이 어찌나 큰지 그 밑에 걸려진 ´광염교회´라는 간판은
눈을 씻고 봐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랍니다. 그래서 붙여진 우리 교회의 또 다른 이름이지요.
난 몇 달 전 총신대학교에 강의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새학기를 맞아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개강 수련회였지요. 강당에 빼곡히 앉은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니, 나의 학창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나도 저 때는 꿈과 희망으로 똘똘 뭉쳐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었지….´
지금도 물론 날마다 새로운 꿈을 꾸며 한발씩 내딛지만, 지금 저 학생들이 꾸는 꿈과는 다른 것이
기에 잠시동안 나는 그 학생들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지요. 하나같이 눈망울이 얼마나 빛나
던지… 수많은 별빛을 모두 모아둔 것 같았답니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이런 학생들
앞에서 감히 내가 강의를 한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 해지기도 하구요. 난 이제 새학기를 시작하는
이 학생들에게 여러분을 움직이고, 학교를 움직이고, 더 나아가 한국 교회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사랑이라며 강의를 시작했지요.
˝여러분 큰 소리로 외쳐보십시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렇게 강당이 떠나갈 정도로 우리는 몇 시간을 ´사랑한다´고 외쳐댔습니다. 온 몸으로 사랑한다고
외쳐대고 나니 학생들 사이에서 소요가 일기 시작하더군요. 이곳 저곳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아예 그 곳이 눈물 바다가 되어
버렸답니다. 가슴속에 담아두고만 있었던 ´사랑´을 목청껏 표현하고 나니 가슴이 벅차 올랐나
봅니다. 난 요즘같이 헝클어진 세상을 바로 일으켜 줄 것은 ´사랑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마지막 보루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그 사랑을 전하는 그 방법을 모를 뿐이지요.
그런데…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가물에 내린 단비처럼 메말랐던 학생들의 마음이 촉촉히 적셔질 무렵, 암으로 생사
를 넘나들며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원우를 위한 모금이 시작되었답니다. 고통스러운 몸부림
을 치며 투병 중일 그 학생을 위해 자신이 줄 수 있는 최고의 마음을 담은 모금함은 학생들의 손과
손으로 이어졌지요.
수련회 기간 내내 이어졌던 모금함을 열어 모아진 돈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십 원에서부터 만원짜리 지폐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정성이 가득 배어 난 손 떼 묻은 돈들 사이로
난데없이 식권, 문화 상품권, 도서 상품권 등이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모금함을 한 가운데
놓고 사람들의 숨은 잠시 멈추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그들의 얼굴에 뭔지 모를 환희의 미소
가 잔잔히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신학생들이기에 이것은 그들이 줄 수
있는 전부라는 것을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쪽지 한 장과 반지였습니다.
˝결혼한지 일년도 안 돼서 하나를 팔고 내게 남은 또 다른 하나. 차고 다니기에는 아내의 텅 빈
손가락이 미안하고, 또 팔아 쓰기에는 남은 하나이기에 아까와서 추억으로 남겨두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더 유익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봉헌합니다.˝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결혼반지를 선뜻 내어 놓은 한 남편의 이 편지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은 이런 것입니다´를 알려주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낮은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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