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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이
수업시간에 임길택선생님에 대해 배우기 전 임길택선생님에 대해 알아볼 겸 책을 찾다가 ´수경이´라는 책을 찾게 되었다. 이런 저런 책들 중에 가장 눈에 띄었던 이유는 나와 같은 이름이라 호기심에 먼저 이 책을 찾게되었던 것같다. 책의 내용이 수경이란 아이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고 제목을 통해 미루어 짐작해볼 수는 있었지만 과연 임길택선생님 책 속의 수경이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매우 궁금해졌다. 이 책은 수경이라는 동화 하나로만 이루어진 것이아니라 여러 단편동화와 수필동화들과 함께 수경이는 3부의 중편동화정도로 엮여져 있었다. 책이 큰 글씨체와 여러 삽화들로 이루어져있어서 읽기도 편했고 무엇보다 내용 자체가 매우 소박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것같다. 수경이란 책은 전체적으로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나 볼 수 있을 전형적인 시골풍경과 어른들에게 얘기로만 들어오던 그런 시절의 농촌을 그리고 있다. 이 책에서 수경이는 넉넉치 않은 살림에서도 부모님을 돕고 살아가며 자연속에서 꽃과 나무들과 대화를 나누고 돼지를 키워 변을 처리하는 변소에 가기 두려워하고 그것이 부끄러워 선생님의 가정방문을 걱정하고 자기네 감만 많이 열렸다고 자랑하는 주화네 감나무 가지가 꺾인 것을 보면서 고소하다고 생각했다가도 금세 미안함을 느끼고, 일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 도망쳤다가도 그게 내내 마음에 걸려 죄책감을 느끼고 벌을 받는 꿈을 꾸는 아이. 벼 세우는 일이 힘들어 개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과연 요즘 아이들 중 이런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고 방학내내 놀고 먹기 바쁜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수경이의 모습이 어떻게 생각되어질까. 생일도 없는 소를 안쓰럽게 생각하고 소의 생일을 정해주고 꽃다발을 챙겨주는 어린아이같은 소박하고 순수한 발상을 가진 아이. 하지만 이렇게 역시나 요즘아이같지 않다...라는 생각이 드는 철든 꼬마같아보이지만 자신의 것이나 자신을 괴롭히는 것에 대해 분해하는 마음도 숨김없이 보이는 아직은 어린아이인 수경이가 그런 마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꿈까지 꾸는 것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우리 할머니댁생각이 계속 떠올랐다. 어릴적엔 명절때면 할머니댁에 가기위해 꼭 수경이에나 나올 것같은 시골길을 차타고 다니다보면 아빠가 정말 한,두시간거리를 걸어서 학교에 다니시던 이야기들을 들려주셨고 차를 타고 몇 시간걸려 꼬불꼬불한 시골논밭길을 지나 시골에 도착하면 사촌들과 어울려 동네뒷산에 오르거나 동네를 누비며 소우리나 돼지우리를 구경하던 때...그리고 꼭 동화속의 수경이처럼 나 역시도 밤이면 변소가기 무섭다고 엄마손 붙들고 쫓아다니곤 했었다. 하지만 그런 어리광피우는 모습말고는 내가 동화속의 수경이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같은 이름이지만 어쩜 이렇게 다를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나의 어린시절을 다시 떠올려볼 수 있었다. 내게 더이상 어린시절의 순수하던 수경이는 어느새 사라져버린 기분이 들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잠시나마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었고 또 현대인들에게도 일상생활에 지치고 삭막함속에서 이 수경이라는 동화책은 자연속에서의 여유로움과 수경이의 순수한 마음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줄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by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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