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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달이네집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는 개의 눈망울이 너무 순하고 착하게 보여서 고른 책이었는데 권정생 선생의 작품을 또 한 권 발견하여 읽은 셈이 되었다. 그래서 어쩌면 기대로부터 읽기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여기서는 ‘비나리’ 라는 시골마을이 나오고 오랫동안 신부님이었던 아저씨와 다리 하나 없는 ‘달이’ 란 개가 주되게 등장한다. 사람과 동물로 형성되는 관계이지만 또한 특이하게도 말을 주고받으며 지내는 관계이다. 어느 날 달이는 심심해서 밖에 나갔다가 다리를 다쳐 돌아오게 되는데 그저 노루를 잡는 덫에 다리가 잘렸을 거라고 짐작만 될 뿐이다. 그러던 달이는 꿈속에서 없던 다리가 생겨나 온전한 몸으로 아저씨와 함께 꽃이 많이 핀 비나리 계곡을 신나게 뛰어다니게 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이렇게 간추려 지게 되는데 이 동화 역시 단순한 내용 안에서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은 달이가 다리를 다친 배경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인간의 이기심이다. 산에 사는 동물들은 사람들을 해치거나 나쁜 짓을 거의 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야생 동물을 잡기 위해 덫을 치기도 하고 그것을 위해서 소중한 자연을 망치기도 한다. 이것은 모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심이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어쩌면 달이는 인간의 욕심들이 빚어낸 희생양일지도 모른다. 한가지 아이러니 한 것은 달이가 그렇게 인간의 이기심에 희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말하며 의지하는 대상은 바로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동물과 사람이 말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설정해 놓은 것은 바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마음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가끔 TV에 나오는 사람들을 위한 무슨 일인가를 하고 그저 주인을 잘 따르는 동물들을 보면 그저 신기하다는 생각만이 들 때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사람과 동물을 분리시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것은 어쩌면 어떠한 다름이나 장애도 상관없을 텐데.. 달이의 꿈속에서의 모습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이 단지 꿈일 뿐이라는.. 다리가 생겨난 것도.. 평범한 산골 마을일뿐인 비나리마을에 꽃이 많이 피어 있는 것도.. 그런 것들 모두를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현실과는 다른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하지만 현실은 바뀌어 질 수 없다는 것이.. 작품을 다 읽고 덮으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던 것 같다.

by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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