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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데기죽데기 |  | |
| 인간들에게 큰 상처를 받은 늙은 늑대 할머니는 달걀 두 개로 밥데기 죽데기를 만들어 원수를 갚으려고 한다. 그래서 밥데기 죽데기에게 이것저것 훈련도 시키면서 같이 티격태격 하기도 하지만 알게 모르게 정이 든다. 여기에서는 정답고 한가로운 시골 전원생활이 눈에 보이는 것 같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할머니와 아이들은 원수를 갚으러 서울로 상경하지만 경찰들도 이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 그러다가 황새 아저씨를 만나서 처지를 하소연하던 중에 원수를 찾는다. 한 사람은 이미 죽어 보지도 못하고 다른 한 사람을 찾아가지만 그 사람은 아파서 누워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자신이 죽은 동물들은 죽이고 싶어서 죽인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죽일 수밖에 없었던 정황들을 얘기해 준다. 평생을 마음속에 죄책감을 가지고 살던 할아버지는 결국 죽고, 죽으면서 늑대 할머니에게 사죄를 한다. 산동네에 살고 있는 인숙이네는 어려운 살림에도 옆집 사마귀 할아버지네를 보살펴 준다. 어려운 사람일수록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인숙이는 히로시마에서 원자 폭탄을 맞아서 5살인 채로 남아 어둠 속에서 생활을 한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죽으면서 부탁했던 삼층 병실 할머니는 위안부 생활을 했던 것에 대해서 집도 없이 평생 마음에 짐을 지고 살아왔다. 이 모두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피해자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역사적인 면까지 돌아볼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지니고 가야할 문제이다. 늑대 할머니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모두가 마음 속에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는 다시 산 속으로 돌아가지 않고 똥으로 세상을 정화시키기로 한다. 할머니는 죽지만, 할머니가 정화시킨 세상은 살기 좋은 세상을 바뀐다. 책 첫머리에서 작가는 똥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 똥이 똥답고, 사람이 사람다운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어렵고 더러운 것이지만 감싸안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아닐까.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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