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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로티즘 |  | |
| 바따유(G. Bataille)의 <<에로티즘>>은 인간의 존재론적 특질을 에로티즘이라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쓰여진 책이다. 하이데거나 레비나스 같은 존재철학자들은 주로 존재를 시간과 의미관련을 지어가면서 현존재의 우위성과 삶의 덧없음을 깨우쳐준다. 그러나 바따유의 글은 특이하게도 인간의 성애(性愛)에 깊이 천착하여 존재의 변증법적 본질을 규명하려 애쓰고 있다. 우리가 힘써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가 말하는 것 중에 바로 다음이다. ˝죽음까지 파고드는 삶!˝ 인간은 언제나 죽음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기에 그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에로티즘으로 다스린다. 바따유의 표현대로 불연속적 존재가 연속적 존재로 될 수 있는 유일한 출구가 섹스와 죽음인 것이다. 물론 탄생도 포함할 수 있으나 탄생은 주체의 의지와는 무관한 현상이므로 섹스와 죽음을 동궤로 놓아 설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따져들어가다 보면 미는 곧 추함을 전제로 한 것이고 더렵혀질 가능성을 스스로 내포하고 있다. 그러기에 금기와 위반의 의미도 마찬가지로 설명이 가능하다. 금기란 위반이 되지 않으면 금기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언제나 위반의 충동을 그 자체 안에 머금고 있다. 위반의 경우를 들어 설명해도 마찬가지다. 바따유가 정리한 상대론적 존재의 논리가 헤겔의 변증법을 원용했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고, 나아가 에로티즘을 탁월하게 분석하는 쾌거를 보여준다. 인간의 내밀한 부분을 우리가 낯뜨거워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것을 이토록 깔끔하게 정리하는 바따유의 혜안을 살피다보면 어느덧 시간은 주마등처럼 흘러가 버린다. 푸코나 들뢰즈 같은 사상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것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데, 이는 결코 지나친 과장법이 아니다. 나는 인간의 생식기가 배설의 기관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거니와 바따유의 식견을 빌려 생과 사의 변증법이 어떻게 일원론적 가치를 획득하는가를 느끼게 되었다. 그의 이말은 아직도 눈 앞을 어른거린다. ˝죽음까지 파고드는 삶˝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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