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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메타피지카공주 |  |  |  | 
 |  | 철학.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도 어려운 학문. 도무지 다가갈 수 없는, 이해하기 힘든 상아탑안의 사람들만을 위한 것. 하지만 그렇게 정의하고 바라보기에는 왠지 모르게 심오하고 무언가 끌리는 요소를 지니고 있는 듯한.... 철학을 학문 아닌,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로 각색한다면 어떠할까? 어쩌면 이 책은 그러한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 될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그저 책의 두께가 주는 중압감에 눌렸다. 그러잖아도 철학인데 이렇게 두껍기까지 하다니, 그저 끝까지 읽는데 급급해 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걱정은 훌훌 털어버려도 될 정도로 흥미로웠다. 철학과는 관련없는, 그냥 하나의 모험담으로 받아들여도 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소함 속에서 나는 철학사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고, 각각의 철학가들이 주장한 사상에 대해 맛볼 수 있었다. 이 책은 플라토니쿠스-칸티쿠스 라는 기이한 이름을 가진 주인공의 여행담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행복주를 이용해 인간의 인위적 행복을 만들려 드는 왕의 음모에 대항하기 위해 향하는, 철학의 섬 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 ´필로조피카´. 그곳에서의 여행을 통해 나는 인간 자체,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수많은 의문들을 던지고 또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등장인물들끼리의 이야기는 왠지 심오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친근감은 그 이름에 달린 주석과 함께 웃음으로 바뀐다. 킬레 막스는 칼 맑스를, 니에체 왕은 ´초인´을 이야기하는 니체를 나타내는 등,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실제 학자들의 이름과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 역시, 실제 그 철학자들이 펼쳤던 이야기들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들, 인간들의 삶의 과정을 나타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나하나 거치면서 조금씩 조금씩 세상에 대해 깨닫는 삶의 과정은, 주인공들이 필로지피카를 여행하면서 하나하나 깨닫는 과정과 크게 흡사하다. 때로는 견딜 수 없는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행복 이라는 것을 조작할 수 있으면 어떨까 라는 바램을 가져 보기도 한다. 이와 같은 여행을 가능케 했던 이유인 ´행복주´는 그러한 우리의 바램이 실현되었을 때의 결과를 미리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은 악을 보았을 때 선을 올바로 평가할 수 있고, 고통에 대한 경험을 해보았을 때 비로소 행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메타피지카 공주의 이야기는 나의 마음에 잔잔하게 밀려 들어왔다. 안개로 덮힌 호수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순 없지만, 단 한번도 안개가 걷힌 호수를 바라본 적이 없지만, 호수 전체를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말로 이야기는 끝난다. 어쩌면 호수는 우리의 삶이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거대한 세상을 뜻하는 걸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세상의 모든 부분을 한 눈에 바라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려 하는 행위 자체가 의미없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하나의 거울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거울 안으로 뛰어들려 한다. 그 안에 흥미진진한 ´필로조피카´섬이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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