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시간의지도리에서서 |  | |
| 이 책은 이정우가 그동안 수행해온 작업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최근 사회상 황에 대한 감상을 적은 수필집의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이미 출간된 저작에 포함되어 있던 내용 이외의 것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생 각을 평이하게 기술하고 다소 ´감정이 두드러진 모습으로´ 들려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의 내밀한 생각을 보다 편안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 다. 이 책에서 이정우는 세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이정우는 자신이 ?겨난 바 있는 대학사회, 즉 한국의 학문적 풍토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학 교수사회의 보수성과 몰염치함 그리고 반학문적인 태도를 비판한다. 죽어있는 철학을 고답적 으로 풀어가며 연줄과 아첨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우리의 대학사회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부분적이고 고립적인 현실에 대항하여 가로지르면서 보다 역동적 이고 다면적인 사유와 실천을 펼치기 위해 자신의 철학아카데미처럼 기존의 체제 밖에 연구단체들이 형성되고 성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무릇 학문의 발전은 보수적이고 엄밀한 대학사회의 전통과 대학 바깥의 역동적이 진보적인 흐름이 만 나서 교류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다음으로 이정우는 자신의 철학적 구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20세기 성장지향적 파괴적 이념에 대항하는 ´타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 서 현대 프랑스 철학과 근대조선의 기철학을 종합함으로써 21세기를 이끌어 갈 시대정신을 창조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작업의 위한 철학적 기초는 [시뮬라르크의 시대]에서 논한 사건의 철 학이다. 그가 사건의 철학에 매달리는 이유는 변증법과 같은 거대담론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에도 여전히 세계를 총체적으로 인식하기 위한 철학적 기초가 필요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분과학문에 따라 조각난 현대의 인식은 부분적인 합리 성만 유지한 채 방향을 상실하고 있다. 거대담론에 의해 정초되지 못한 분과과학 은 총체적인 인식으로 모이지 못하고 부분화된다. 그는 ´사건´들을 분석함으로써 의미가 발생하고 인식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파악한다. 그리고 분과과학의 대상을 ´사건´으로 파악함으로써 개별 과학의 성과를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정초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에 따라 표피적이고 감각적인 현대문명과 고답적 이고 억압적인 전근대성 모두를 비판할 수 있는 근거를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칼의 [지적사기]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정우의 [지 적사기]에 대한 비판은 ´저열하고 교활한 3류 물리학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바로 무식하고 그래서 용감한 현재 우리의 세태에 대한 비판이다. 자신의 무지를 남에 게 전가하고 차분히 지식을 축적하기 보다는 성급하게 튀고 싶어 안달하는 공허 한 시대에 대한 비판이다. 엄밀한 그를 읽는 것은 즐거움이다. 앞으로 그의 철학적 구도에 따라 구체적 성과가 열매 맺기를 기대해 본다.
by영풍문고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