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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생활의정신병리학 |  | |
| ´일상생활의 정신병리학´은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 가를 많은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깊은 연구 내용이 들어 있다던가 화자를 치료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이 의식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경우를 프로이트는 꿈, 농담, 실수(잘못 말하기 , 잘못 쓰기, 망각 따위), 증상이라고 보았는데 꿈은 ´꿈의 해석´이라는 대작에서 분석을 시도했고, 농담은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에서, 증상은 여러 사례연구서와 이론서에서 분석을 했다. 따라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실수(혹은 착행)에서 드러나는 무의식의 영역에 대한 것이다. 어려운 이론적인 것은 거의 없고 실수를 여러 분류로 나누어 짤막짤막한 사례들을 모아 놓은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읽으면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다 알아들을 수 있다. 즉 이 책은 이론이나 사례연구를 통해서 심도 있는 고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대중 일반에게 정신분석에서 다루고 있는 것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프로이트가 이런 사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는 것은 그의 ´마음의 이론´이 그저 ´정신이 나간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에 대해서 소위 정상인들도 마음의 영역에서 무의식이라는 영역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그의 이론이 단지 정신병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의사에게 아주 중요한데 그것은 병리적인 것의 연구에는 정상적인 것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것을 하고 있다고 프로이트는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다만 쉬운 소개서 같은 느낌으로 쓰여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독자들이 다 알 것이라고 가정을 했기 때문인지 중요한 대목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넘어가 버리는 무심함이 눈에 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사례인 ´시뇨렐리´에 대한 잘못기억하기 사례에서 프로이트의 설명은 다소 미흡한데 프로이트가 의식에서 억압하고 있었던 주제는 ´죽음과 성´이었다. 여기서 연상의 흐름은 두 줄기로 가는데 하나는 ´시뇨렐리´로 가는 흐름이고 하나는 ´보티첼리´로 가는 연상의 흐름이다. 따라서 무의식은 시뇨렐리를 억압하고 주제 및 발음상의 유사성에 따라 보티첼리로 연상의 흐름을 이끈 것이 아니라 죽음과 성이라는 주제에서 시뇨렐리로 가는 흐름을 억압하고 보티첼리로 가는 흐름을 개방한 것이다. 그리고 이 이유에 대해서 프로이트는 ´더 본질적인 것이 있다´라고만 넘어 가는데 그 본질적인 이유란 시뇰렐리의 프레스코화의 주제가 바로 죽음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죽음과 성이라는 주제가 억압될 때 함께 억압이 되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혹시 요사이 애인이나 배우자에게 받은 선물을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리지는 않으셨는지. 그렇다면 조심하시길... 당신의 의식은 몰라도 이미 당신의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그(아님 그녀)가 이미 떠난 것일지도 모르니까...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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