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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의문학세계
너무도 많은 것들이 사라져간다. 불과 몇 십 년 만에 의복, 습관, 언어, 제도... 모든 것들이 서양의 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나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전통예술을 지키는 동안 이러한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해 보고, 하지만 또 힘을 내어 한 발씩 내디디다 보니 어느새 지금의 나이가 된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읽기 싶지않다. 어떤 면에서는 독서 그 자체가 짜증스러울 정도로 독자에게 읽는 재미를 충족시켜주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소설의 상업성과 대중성에 포커스를 두지 않은 최명희님의 의지를 단순히 책의 독서가 쉽지 않다고 해서 그 평가를 절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명희의 `혼불`은 가장 한국적인 정서가 담겨 있는 소설이다. 작가는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의 것들을 소설 속에 복원하기 위하여 그야말로 `혼불`을 살랐다. 그녀 스스로 말하고 있듯이 `화살처럼 날아온 운명을 피할 수 없었을`것이다. 병과 싸우며 그 실촉에 생애를 깊이 꿰뚫리어 언제 끝날지도 모를 소설을 17년 동안 써낸 그녀. 이 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운명과 맞서 한길만 걸었던 작가의 17년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녀에게 불행만은 아니었으리라. 최명희님은 생전에 혼불을 좀더 널리 알리고자 그것의 판소리화를 시도했었다. 명창 안숙선씨와 만나 서로 고민하면 상의하던중 그녀가 세상을 떠나버린것이다. `혼불`의 판소리화 작업은 10분 정도로 만들어 발표가 되었지만 그것이 그녀의 야심찬 계획에는 분명히 미치지 못했으리라...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백하다. 그녀가 생전에 완성하지 못한 혼불의 판소리화 작업을 직접 도울수는 없더라도 그것을 귀기울여 듣는 건만으로도 우리 독자의 몫으로는 충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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