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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여성들은..1 |  | |
| |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 대부분은 옛날에 안 태어나길 다행이지, 옛날 여성은 얼마나 불행했는지 알아?´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기도 하고 때로는 무심히 내뱉기도 한다. 어떤 삶을 살았을지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지만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옛날 여성은 그렇게 불행했을까? 사실 과거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미지는 주로 TV 사극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책을 통해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에 우리는 오늘날의 여성보다 훨씬 지위가 높았던 옛날 여성들을 잘 모른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에서 옛날 여성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언제 여성의 지위가 높았으며 어떤 시대적 배경에 의해 남존여비 사상이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다. 억압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지위가 오늘날보다 더 나빴던 것은 아니기에 과거의 여성이 무조건 불행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고려시대 여성의 위치는 오늘날 보다 더 좋았던 부분이 많다. 딸이 친정 제사를 지낼 수도 없어 아들이 없으면 곧 그 집안의 대가 끊긴다고 해서 아들을 선호하는 현대와 달리 고려시대에는 형제들이 돌아가며 제사를 지냈기에 아들이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 양자를 들이지 않았다. 다른 시대에 비해 고려시대에는 남녀차별도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았고 호적 기록 또한 출생순서 대로 기록되었다. 조선시대 출산은 여성들의 권리이자 축복이었다. 따라서 출산에는 순산을 기원하는 의식들이 뒤따랐으며 몸조리를 위한 금기들이 있었다. 임신 7개월이 되면 보통 친정으로 가서 아기를 준비했다. 여종에게도 산기가 보이면 한 달이나 20일의 휴가를 주었고, 남편에게도 15일의 휴가를 주었다고 하니 조선시대에 출산에 대해서는 현대보다 매우 관대했다. 물론 조선시대 여성은 다른 분야에서 남존여비사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 그 밖에 옛날 여성들의 예술세계 및 신식학교에서 여성들이 무엇을 배웠는지, 신학교 교육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어떠했는지 읽다 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이없고 웃음마저 나오는 부분이 많다. 여성의 차별구조가 해소되지 못한 봉건적 제약, 일제 식민지 시대의 민족적 차별, 여성해방의 관점에서 자유 연애, 결혼, 이혼 등에서 오는 성차별의 제약, 자유주의 민족주의 사회주의 등 이념의 갈등에서 오는 계층간 계급간 갈등, 가정과 일의 역할 양립에서 전문적 여성으로서의 현실적 제약과 시련 등을 많이 겪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실제로 남성 중심의 차별적인 구조에서 우리나라 여성은 매우 힘든 삶을 살았음이 분명해진다. 그러나,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우리나라 여성들이 겪은 시련은 가슴 아프지만 이러한 여성들이 있었다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그렇게 힘겨운 시련을 겪은 선배들도 있기에 오늘날 사회의 제약과 편견을 극복하기 보다는 오히려 현재에 안주하고 의존하려하는 약해진 의지에 새 힘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인구의 절반은 여성이며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개의 수레바퀴에 실려 역사가 진행되어 왔는데 여성이 역사에 기여했던 부분은 그늘에 가려져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편견의 역사는 매우 길다. 21세기는 양성평등의 시대, 과거의 경험만큼 귀중한 정보는 없다. 여성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절박한 시점에서 이 책은 우리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 여성상에 대한 고정된 편견과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지배이념에 억눌린 여성의 이미지에 도전한다. 그 동안 여성사가 우리 역사에서 외면되어 왔기에 이제는 여성사를 제대로 조명해야 할 때, 여성에게도 역사가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일상 생활사를 총망라해서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은 더 없이 소중하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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