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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지만강한나라네덜란드 |  | |
| 네덜란드. 이름만큼 가깝지는 않은 나라. 그저 동화속에서는 느껴보았을 법한, 어떻게 보면 나에게 있어서는 동경의 대상에 지나지 않았나 싶다. 한 번 정도는 가보고 싶으나,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할 수 없는 그곳. 너무도 멀리 떨어져있는, 그래서 꿈으로만 여겨야 했던 그곳. 히딩크라는 낯선 이가 다가와 우리에게 월드컵의 귀중한 경험을 남기기 전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월드컵 이후, 이제는 네덜란드에 대한 관심이 너무도 커지지 않았나 싶다. 때로는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거품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라는 의심도 하게 된다. 네덜란드 히딩크 생가를 중심으로 한 여행상품이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히J크 관련 서적과 함께, 네덜란드 관련 서적 역시도 때를 같이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새로운 문화에의 다가섬. 그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것이지만, 네덜란드와 대한민국, 그 사이에 연결고리로서 ‘히딩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의 그것과 네덜란드를 새삼 다르게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단순 여행기 정도를 생각하며 펼친 책은 조금은 실망스럽다는 느낌도 받는다. 네덜란드의 여행명소만을 찾아 온갖 화려한 수식어구를 붙여 표현했더라면, 어쩌면 난 지금쯤 네덜란드가 풍기는 이국적 향취에 매료되어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걸 기대하는 이라면 다른 책을 찾으라고 정중하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어느 곳이나 사람 사는 곳이라면 똑같다 라는 느낌. 다르면서도 같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네덜란드에 대한 느낌은 바로 그러하다. 너무도 많이 다르지만 결국에는 같은 사람이 거주하는 땅덩어리라는… 신이 세상을 창조하였을 때 네덜란드인은 네덜란드를 창조했노라는, 그 자존심으로 한 때 세계를 정복했던 이들. 그들의 세상살이는 너무도 많은 면에서 우리와 달라 보인다. 실리를 위해서는 무엇이던 버릴 줄 알며, 상대방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자유를 허락하며, 그 허락된 자유에 대해서는 최대한 책임을 지는 이들. 그들이 지닌 합리주의적인 태도 속에서 나는 과거의 번영의 이유를 찾아본다. 그 자그마한 땅덩이 안에서 피어오른 가능성의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이다. 유럽이라면 다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은 깨어지고, 네덜란드라는 나라를 다름 아닌 네덜란드 그 자체의 독특성을 지닌 국가로 파악하게끔 이 책은 나를 인도하고 있었다. 아침과 점심은 지독히도 간단히 해결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존재하는 것은 냉정한 외면이 아니다. 모든 것에 개방되어 있지만 결코 방탕하지 않은 이들. 어느 누구와 만나도 자신의 생각을 소신껏 펼칠 수 있는 이들. 그 자신감이 지금의 네덜란드를 만들었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네덜란드인을 만든 게 아닐까 싶다. 여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정치적 비리도 없이, 물러날 때를 알고 아름답게 은퇴하는 이들. 그것이 진정 네덜란드가 지닌 힘의 원천이 아닐지… 책은 하나의 간접경험을 제시할 뿐이다. 나는 작가의 지난 네덜란드 생활을 고스란히 받아 안았다. 하지만 그것은 내 것임과 동시에 내 것이 아니다. 난 한번도 네덜란드에 가본적이 없으며, 난 단 한번도 네덜란드인과 대화해본적이 없다. 막연함이 조금 더 구체적인 것으로 바뀌었다는 차이점이 존재할 뿐, 여전히 난 네덜란드 하면 ‘풍차’를 떠올리는 어리숙한 모습을 저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간접경험을 보충해줄 직접경험이 나를 부르고 있는 듯 하다. 낯선이들의 따사로움이 나에게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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