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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고리대금업 |  | |
| 어떠한 잣대로 파악하느냐에 따라, 어떠한 요소를 통해 파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역사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치의 역사, 매춘의 역사 등과 함께 고리대금업의 역사 역시도 하나의 독특한 사관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을 듯 하다. 중국의 고리대금업은 아주 오랜 역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역사와 그 흐름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것은 사유재산이라는 것의 발생과 떼어 생각할 수 없을 듯 하며 그에 대한 국가의 제재가 증대하는 와중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가중되는 하나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10%에 달하는 이자로 인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빚을 지고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중국 양민들의 모습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체업자에게 빚을 지고 도피생활을 하는 현대 사회 사람들의 그것과도 꼭 닮았다. 한 편으로는 제재하면서도 은연중에 참여하는 정부, 고위관리층 주도의 대금업 역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듯 하다. 그것은 마치 구조조정의 미명하에 대기업 우선적 혜택을 보장하는 현대의 정경유착에 기반한 경제제도와도 비슷해 보인다. 종교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보편적, 경제적 질서를 뛰어넘어 존재하는 종교적 믿음과 실천, 그 미명하에 정당화되어지는 모든 경제상 행위는, 오늘날 가장 부유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종교단체임을 생각할 때 크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듯 하다. 한족에 의해 세워진 국가와 그 외의 민족에 의해 세워진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고리대금업에 대한 개입, 실태에 있어서의 차이는 한족 문명의 우수성을 입증해주기 보다는, 정착민족과 유목민족이라는 본질적 차이점에 의한 부수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유목민족은 정착을 통해 유목민족으로서의 기질을 상실하고 한족에 동화되었지만 한 편으로는 한족보다 더 나은 양상의 제도를 발전시키기도 하였다. 청나라의 고리대금업에 관한 국가 개입은, 적어도 19세기 외세 열강의 침략이 자행되기 전까지 상당 부분 영향력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항을 증명해보이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전당업은 그 높은 이자율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와 동시에 나름대로의 전문화된 경영방식을 통해 마치 서구 전산업사회의 도제나 전문가로서의 기질을 엿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동,서양 문명에 대해 비교하고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고리대금업에 대한 역사였지만, 그 안에서 나는 사회의 보편적인 흐름에 좀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굳이 중국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방식으로 역사는 흘러가는 듯 싶기에… 전당포라고 하는 것이 발생시초부터 부정적인 기능을 위한 것은 아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인간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변형되고 변질되어감에 따라, 그리고 은행이라는 서양적, 공식적 체계가 발달함에 따라 이제는 비공식적 체제로 전락해버린 듯 하다. 그 몰락의 과정 속에서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도 함께 결합된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 모든 흐름이 동양적, 중국적인 것을 상실해가는 과정 속에서 행해진 것임에 대해 안타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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