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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아떤뺑덕어멈 |  | |
| 현재 우리 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는 바로 분단된 양쪽 진영간의 사상의 통합이 아닐까 한다. 50년대 미국과 소련이라는 이질적인 이데올로기를 추구하는 너무나도 큰 세력 앞에 반도라는 특수한 환경에 처해있던 우리 나라는 사상의 문제로 한동안 고민하게 되고, 그 결과 한민족 두 체제라는 비극적인 결론을 빚게 된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는 냉전 체제라는 특수한 환경에 처해 있고, 그것은 다시 불안정한 가치를 양산해 지식인, 노동자 할 것 없이 사상의 문제로 상당히 혼돈스럽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상, 즉 이데올로기가 표방하는 것의 의미를 아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과제가 아닐까한다. 개흘레꾼.....제목부터 약간은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느낌을 받은지라, 나는 그저 향토 소설이겠구나 하는 단정부터 지어버렸다. 그래서 약간은 정겹고, 마음 평안한 상태에서 읽으려 했던 나는 초반부터, 어렵고 추상적인 ´사상´이라는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보자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개흘레꾼´이라고 지칭 받는 아버지라는 인물과, 그것을 부끄러워하고 멸시하는 ´나´라는 인물이 그려내는 구도적인 관계는 현재 우리에게 봉착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려고 하고자 한 의도가 아닐까 한다. ´나´라는 인물은 우리 사회의 현 체제에 반기를 들고 이에 투쟁하려는, 하나의 개혁적인 인물인데 반하여 ´아버지´라는 인물은 한낱 ´개흘레꾼´에 불과한 자인 것이다. 그러나, 나 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조차 멸시받는 ´개흘레꾼´ 아버지의 그 이면에는 냉전이라는 체제, 즉 사상이라는 이념 때문에 상처받은 한 영혼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내레 앞에총이 뭔지나 알았겠니?´라고, 아버지가 실토한 말은 애초부터 사상과는 거리가 먼 우리네 불쌍한 민중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또 이러한 부질없는 사상 대립으로 인해 상처와 아픔을 받은 우리네 민족의 냉혹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한다. ´황구´라 지칭되는 우리들은 ´세퍼드´라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인물들에 의해 얼마나 많이 억압당하고 고통을 받았겠는가. 결국, 소설 속에서 아버지라는 인물은 ´세퍼드´에 의해 물려 죽었다. 한없이 약한 자는 결국 자의든 타의든 이리저리 치여 힘없이 주저앉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아버지의 죽음´은 ´나´라는 인물이 ´이데올로기´라는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파고들게 하는 여건을 마련하게 된다. 냉혹하고 비참한 현 대립적 사상 문제를, 토속적인 언어로 제시해 나에게는 이 소설이 너무나 생생하고 현실성 있게 들려왔다. 그래서 다시금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상´이라는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게 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더 이상 우리의 땅에서 이러한 문제로 인해 고통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휴전선에서 들려오는 그네들이 목소리가 대립적인 사상을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친근하고 다감한 언어를 나타내 주기를 바랄 뿐이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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