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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이 시집에는 고재종 시 특유의 미덕이 그득하게 담겨 있다. 자연과 농촌의 충만한 생명력을 옹골찬 형식 속에 아름답게 형상화하는 그의 시는 정련된 언어로 시의 그윽한 기품을 담아낸다. 황폐하고 여윈 삶의 현장에서 환한 생명의 꽃을 피워올리는 이 시집은 우리 시대 보기 드문 생명의 광휘를 펼쳐 보이고 있다. 고재종의 시는 생명은 이렇게 면면하며 생명의 근원은 이렇게 환하고 둥글다고, 생명은 삭풍의 상처를 뚫고 솟아오를 때 더욱 생생한 광휘를 얻게 된다고, 그럴 때 생명의 힘과 아름다움을 구가하는 우주의 북소리도 울려온다고 진실되게 일깨워준다. 아울러 농촌 공동체의 해체를 고발하고 모순된 사회구조를 비판하는 한편, 여전히 광휘를 드리우는 농촌 자연의 아름다움, 그곳에 숨어 있는 생명의 힘을 보여준다. 이 시에서 가장 두드러진 묘미는 ´묘사´에 있는 듯 하다. 산문같은 해설이 아닌, 어쩌면 너무나도 좁고 모자란 몇 마디 글자들 속에서 눈 앞에 펼쳐지는 모습과 나의 감정들을 엮어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를 읽으면 눈 오는 조용한 날의 경치가 눈 앞에서 한 오라기씩 퓰어내는 것만 같다. 꾸밈없이 소박한 ´있는 그대로´의 영상이 백석의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의 화자, 그 추운날 꿋꿋이 자기 자리를 지켜나가는 곧고 정갈한 갈매나무를 떠올리기하는... 유사한 기운의 내뿜는다. 외로움과 가난 속에서 내리는 눈, 모든 길들이 다 끊기는 그 날에 마음의 길만이 하늘로 열려서, 쌓인 고독을 다시 없애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것 같다. 암울한 생활들 속에서 뭉친 서러움을 그런 날에 다 토해내고, 차가운 눈 속에서 말하지 못하는 마음의 위로를 받는 것이다. 화자 뿐만이 아닌 세상 모든 것들의 그런 마음들... 서로가 말 못할 외로움과 서러움을 담아 뿌리고, 조용히 위로을 얻으며, 태초처럼 무덤덤하게 세상을 보려는 마음들, 누구나 같은 그 감정들을 ´이심전심의 눈´에 담아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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