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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 타조
나의 뇌 속에 외수님이 존재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랜일이 아니다. 군대에서 상병을 갓 달았을 때, 대부분의 군인들이 겪는 사랑에서의 실패와 군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던 시절, 당시 모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소개해준 소설 「괴물」을 읽으면서 처음 이외수 이름 석자를 알게 되었다.
「괴물」을 독파하고 바로 「황금비늘」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 표지 안쪽에 있는 그의 얼굴까지 알게 되었다. 이로써 나는 그의 이름과 얼굴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그에 대해서 정확히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둘뿐이다. 그의 글이 어떠하니, 사상은 어떨 것이며 등등 사실 아닌 사실을 단정짓는 것은 그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예의가 아닐 것이니라.

하지만, 나는 그를 참 싫어하기에 오직 나만의 감정을 위한 글을 쓰겠다. 나는 그가 참 싫다. 그의 글은 참 단순하고, 말 그대로 참 별로 특별할 게 없는 말장난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글을 조금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이 정도는 쓸 수 있겠다고 한번쯤 느꼈으리라!

나 역시 그렇다. 솔직히 말하면 그보다 한 열 배 정도는 더 멋있고 재미있게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그렇게 할 수 없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되겠지만, 그것은 나는 그보다 글을 못 쓰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부터 십년 동안 밥만 먹고 글만 쓴다 해도 결코 그의 문장 하나를 따라잡기도 힘들 것이다.

참 웃긴 일이다. 그보다 잘 쓸 수 있다고 하면서 또 그보다 훨씬 못미친다고 하기 때문이다. 나도 날 이해할 수가 없는 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은 오죽 하겠는가?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하는 류시화 시인이라든지 몇몇 작가들의 글을 보면 언어가 너무 아름답고 비유법도 뛰어나서 항상 존경함을 느끼지만 이외수는 그렇지가 않다. 생각해보면 누구나 다 잘 할 수 있는 말 같으면서도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언어로 씌여진 책이 바로 「날다 타조」이다. 그래서 심술이 많은 인간은 그런 외수님에게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 또한 그런 경우가 가끔 있긴 있다. 인정하긴 싫지만 그래도 난 그의 신간도서가 나올 때면 -근검하기로 소문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구매유혹에 시달린다.

그의 사고는 분명히 남다르다. 너무나 특별한 인간이기에 정말 멋지고, 지저분한 그의 외모는 화려하다. 「날다 타조」를 구매하신 독자께서 9000원을 9000만원 이상의 값어치로 사용하고 싶으시다면, 그의 다른 도서에도 분명히 돈을 투자하여야 할 것이면 특히 [날다 타조]는 인생을 살아가며 한 파트씩 한 파트씩 생각날 때마다 반복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잊고 사는 게 무엇인지, 알면서도 실행못했던 인생의 아주 쉬운 열쇠들을 깨닫기 위해...

제가 아는 것은 그의 이름과 얼굴 둘 뿐이랍니다.

by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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